‘잉크도 마르기 전에’…6개월 마다 이동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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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도 마르기 전에’…6개월 마다 이동 ‘악순환’ 
  • 이성훈 기자
  • 승인 2021.07.0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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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시, 소폭 정기인사
4~5급 잦은 인사이동 ‘빈축’

광양시가 7월 1일자로 소규모 정기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이번 인사에서 4~5급 간부들의 잦은 자리 이동이 비판을 받고 있다. 4~5급 간부들이 6개월 만에 자리를 옮기면서 잉크도 마르기전에 인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는 지난 6월 29~30일 승진·전보인사를 단행했다. 29일 발표한 승진임용대상자에서 강금호 감사실장이 4급 서기관으로 승진했으며 5급 교육대상자는 한명도 없었다. 이번에 5급 승진인사가 없는 이유는 지난 1월 승진인사에서 올 하반기 5급 교육대상자를 미리 뽑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이번 승진인사는 긴장감이 떨어진 인사가 되었다는 것이 공직자들의 주된 평가다. 5급 승진 수요가 있어야 승진 대상자들이 치열한 경쟁으로 업무에 집중할 수 있고, 연쇄적으로 6급 이하에 대한 승진 인사 요인들이 다수 발생하기 때문이다. 5급 교육대상자를 선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공직자들도 미리 파악했던 까닭에 이번 승진인사에 대한 관심은 확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4~5급 승진 및 전보인사를 살펴보면 이재윤 총무국장이 공로연수에 들어가면서 이정희 관광문화환경국장이 총무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박영수 물관리센터소장은 관광문화환경국장으로, 승진한 강금호 감사실장은 물관리센터소장으로 각각 이동했다. 

5급 승진은 △이광신 자원순환과장(광양하수팀장) △황정환 허가과장(건축허가2팀장) △서영옥 통합보건과장(출산지원팀장) △강봉구 하수도과장(도로시설팀장) 등 4명이다. 5급 전보는 7명으로 △이삼식 감사실장 △탁영희 문화예술과장 △신흥식 안전총괄과장 △박성완 도로과장 △나승도 농산물마케팅과장 △이기섭 다압면장 △조희수 태인동장 등이다. 

1년에 두 번 바뀐 총무국장·안전총괄과장
 “정책 일관성 떨어뜨릴 우려” 

이번 4~5급 전보인사를 살펴보면 6개월마다 자리를 옮기는 악순환이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다. 지난 1월 승진한 이재윤 서기관이 총무국장으로 보직을 받은 후 6개월 만에 공로연수에 들어가자 이정희 관광문화환경국장이 총무국장으로 이동했다.

이정희 국장도 지난 1월 보건소장에서 관광국장으로 발령난지 6개월 만에 총무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이 국장도 올 연말이면 공로연수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내년 1월이면 총무국장은 또 다시 바뀔 수밖에 없다. 이에 앞서 지난해 7월 박문수 서기관이 총무국장으로 발령난 뒤 6개월 후 공로연수에 들어가자 이재윤 서기관이 승진하면서 총무국장으로 자리를 옮긴바 있다.

국장이라는 자리가 국에 소속된 여러 부서를 통솔·지휘하는 리더의 역할보다는 퇴임을 앞두고 스쳐 지나가는 자리로 비춰질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 공무원은 “국장이 6개월마다 바뀌면 지휘계통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직원들이 제대로 따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지나치게 연공서열 중심으로 국장 승진이 이뤄지다 보니 교체가 잦을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5급 전보도 마찬가지다. 이번에 자리를 옮긴 7명 중 6개월 만에 이동한 사무관은 신흥식 안전총괄과장, 이기섭 다압면장을 제외한 5명이다. 특히 안전총괄과장 역시 총무국장과 마찬가지로 1년 사이에 과장이 두 명이나 바뀌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지난해 7월 정용균 옥곡면장은 안전총괄과장으로 보직을 옮긴 후, 6개월 만인 올해 1월 총무과장으로 발령났다. 정 과장 뒤를 이어 이삼식 농업지원과장이 올해 1월 안전총괄과장으로 이동했지만 6개월 만에 또 다시 감사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번 전보 인사에는 신흥식 도로과장이 안전총괄과장으로 이동하는 등 안전총괄과는 다른 부서보다 유독 부서장 인사이동이 잦았다. 

안전총괄과는 안전도시국 7개 부서를 총괄하는 서무부서이자 광양시 안전 정책을 총괄하는 핵심부서다. 이런 중요한 부서에 부서장이 해당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기도 전에 자리를 옮기는 바람에 업무에 대한 이해도, 집중력,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강삼연 공무원노조 광양시지부장은 “4~5급 간부들의 잦은 인사이동은 행정 집행을 더디게 하고  정책의 일관성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고 했다”고 비판했다.   

시는 이에 대해 “공로연수 등으로 4~5급 인사가 자주 발생하는 까닭에 연쇄적으로 전보 인사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노조 요구안, 상당수 수용…노조 “한 단계 진전됐다”

공무원노조 광양시지부는 이번 인사에 앞서 ‘하반기 정기인사 의견서’를 광양시에 전달했다. 의견서에는 근속승진 소요 최저연수가 지난 직원에 대한 근속승진, 고위 공무원과 혈연·학연·지연으로 얽힌 구태 인사는 방지 등 11개 의견이 담겨있다.

노조는 이번 정기인사에서 노조 의견이 상당수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강삼연 지부장은 “근속승진이나 일정에 맞춰 인사가 이뤄지는 등 광양시가 노조의 의견을 상당히 받아들인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앞으로 인사가 노조와 지속적인 협의와 소통을 통해 직원과 시민에게 신뢰 받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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