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 국민감사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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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무실' 국민감사청구
  • 이성훈 기자
  • 승인 2020.10.15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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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수는 10건 중 1건 … 올해는 ‘0’건
국민‧공익감사청구 처리시한 준수도 30%에 불과
소병철 의원 “청구인의 의견 개진 기회 확대돼야”

공공기관의 법령위반이나 부조리한 행태에 대해 시민이 감사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한 국민감사청구제도가 감사착수율이 매우 낮은 탓에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순천광양곡성구례갑, 법사위)이 감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10년간 국민감사청구 감사착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국민감사청구 평균 감사착수율이 11%에 불과하여 사실상 10건 중 9건은 감사에 착수조차 하지 않은 채 사장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감사에 착수하는 경우에도 접수 시부터 감사착수 시까지 평균 4개월 이상이 소요되고 있고, 종결 시까지 3개월이 더 소요되는 것을 감안한다면 접수부터 종결시까지는 7개월이 넘는 시간이 걸린다.

국민감사청구제도는 2001년 국민들이 공공기관에 대한 감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서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제6장에 근거를 두고 있다. 도입된 취지와는 달리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또한 「국민감사청구·부패행위신고 등 처리에 관한 규칙」 제3조에 따르면 국민감사청구위원회는 감사청구가 접수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감사실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되어 있으나, 2015년부터 2020년 9월까지 평균처리시한 준수율은 50%대에 그쳤다. 심지어 최근 3년간 준수율은 지속적으로 떨어져 올해는 30%대에 머물러 있다.

공익감사청구도 마찬가지다. 공익감사청구제도는 국민뿐만 아니라 시민단체나 지방의회 등이 행정기관의 불합리하거나 위법한 행위에 대해 감사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서 「공익감사청구 처리규정」에 근거를 두고 있다.

공익감사청구 역시 10년간 감사착수율은 평균 21%에 불과하고, 그나마 올해에는 7%에 그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처리시한도 접수된 날로부터 1개월 이내에 감사실시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준수율은 국민감사청구와 사정이 다르지 않다.

소병철 의원은 “국민들이 공공기관의 부패와 부실한 운영 등을 견제하도록 하기 위해 도입된 감사청구가 지나치게 까다로운 요건과 심사 때문에 착수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다. 감사원이 감사를 받았다면 시정요구를 받았어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또 “감사원이 익산 장점마을의 집단 발병에 대해 감사한 결과 익산시의 부실한 관리감독이 주민들의 고통과 피해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지만, 과실이 있는 공무원에 대한 징계시효가 지나 주민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며 “감사착수 결정까지 소요기간이 오래 걸리면 잘못이 발견되더라도 징계시효가 지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길이 없게 된다”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지난 8월 31일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주민 2301명이 수해 참사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 달라며 국민감사를 청구했다”며 “감사원은 더 이상 이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하루빨리 감사를 실시해 그 책임소재를 분명히 밝혀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소 의원은 “국민감사청구의 활성화를 위해선 청구 및 심사요건을 완화하는 법률개정이 이뤄질 필요가 있으며, 국민감사청구제도의 도입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감사실시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청구인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기회를 의무적으로 부여하도록 하는 등과 같은 제도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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