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탕 기자회견’, 이럴 거면 왜 했나
상태바
‘맹탕 기자회견’, 이럴 거면 왜 했나
  • 이성훈 기자
  • 승인 2020.02.13 13: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윤근 전 의원, 5분 동안 달랑 회견문만 읽고 퇴장
우윤근 전 의원이 13일 오전 광양시청 열린홍보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우윤근 전 의원이 13일 오전 광양시청 열린홍보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우윤근 전 국회의원이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1년 간 출마 여부를 놓고 끊임없이 지역주민들과 언론의 입에 오르내렸던 우 전 의원은 13일 오전 광양시청 열린홍보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1대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우 전 의원은 “새로운 변화를 원하는 국민들의 요구에 조금이라도 답하는 심정으로 21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17, 18, 19대 의원 시절은 물론, 지금까지도 분에 넘치는 성원과 격려를 보내주셨던 많은 고향분들과 오랫동안 함께 했던 더불어민주당 당직자와 당원동지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 불출마 기자회견을 놓고 우 전 의원은 기자들의 질문은 단 한마디도 받지 않은 채 5분 간 회견문만 달랑 낭독 한 후, 자리를 떠나고 말았다. 
 
기자회견문도 별 내용이 없는 '맹탕'이었다. 하나마나한 이야기만 잔뜩 나열하고 불출마 배경에 대한 자세한 언급은 물론, 향후 거취에 대해서도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 회견문에는 그동안 정치 생활을 하면서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지만 지극히 형식적일뿐, 진심은 전혀 담겨있지 않아 보였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서도 두루뭉술하게 러시아 대사 경험을 바탕으로 한-러 관계 발전에 이바지 한다는 것과, 고향과 나라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등 뻔한 내용으로 끝을 맺었다. 지역 최초의 3선 의원으로서, 민주당 원내대표, 법사위원장, 러시아 대사 등 굵직한 경력을 가진 관록있는 정치인의 이름에 걸맞지 않을 정도로 이번 기자회견은 형편없고 성의도 없었다.
 
질문을 전혀 받지 않고 일방적으로 퇴장한 것은 기자들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그를 지지했던 주민들에게 커다란 실례다. 우 전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게 된 명확한 배경과 앞으로 행보에 대해 기자들의 관심이 컸던 만큼, 질문을 준비하고 있던 기자들은 달랑 5분짜리 기자회견에 허탈해할 수밖에 없었다.
 
우운근 전 의원은 최소 1년 전부터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 지역민들이 궁금해 하고 숱하게 이름이 오르내렸다. 그렇다면 이와 관련, 자신의 입장에 대한 솔직하게 털어놓는 게 그의 복귀를 바라던 지지자들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
 
현 상황에서 이런저런 발언을 하는 것은 진의가 왜곡될 수 있어 조심스러운 마음은 이해하겠지만 최소한 자신의 거취나 총선에서의 역할, 지역 주민들에 대한 진심어린 감사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설명이 있어야 했다.
  
하지만 우 전 의원은 일방적으로 회견문만 낭독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퇴장했다. 이럴 거라면 기자회견을 왜 했나? 오랜만에 카메라 욕심이 났던 것일까? 이런 기자회견이라면 기자들에게 메일을 보내 자신의 입장을 밝히면 된다.
 
우 전 의원은 기자회견 전날, 광양시를 통해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기자회견 사실을 알렸다. 궁금증만 잔뜩 키워놓고 바람을 빼버린 우윤근 전 의원. 그의 기자회견은 숱한 의혹과 불신만 남긴 채, 5분 만에 끝난 그야말로 '맹탕 기자회견'이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