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공덕비·교가, 욱일기 문양 교표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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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공덕비·교가, 욱일기 문양 교표 ‘수두룩’
  • 이성훈 기자
  • 승인 2019.08.31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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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내 친일잔재 153개 교, 168건 확인
광양·여수·순천, 친일 흔적 32건
도교육청, 예산 지원 청산작업 본격화
전남 학교 내에 있는 친일 잔재 석물 ©전남도교육청
전남 학교 내에 있는 친일 잔재 석물 ©전남도교육청

전남 도내 학교 현장에 친일잔재가 광범위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라남도교육청(교육감 장석웅)은 국치일인 지난 29일 ‘학교 내 친일잔재 청산’ 중간보고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친일잔재 전수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도내 153개 학교에서 일제 양식의 각종 석물과 교표, 친일음악가 작곡 교가, 일제식 용어가 포함된 생활규정 등 168건의 친일잔재가 확인됐다. 이중 광양을 비롯해 여수·순천  전남 동부권 초중고등학교에는 총 32건의 친일 흔적이 지금도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일제 양식의 충혼탑, 석등과 같은 석물은 7개 학교에 버젓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는데, 광양은 옥룡북초 장달막 여사 기념비와 전남 Wee스쿨이음 추용헌 기념비가 일제 충혼비 양식인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 내 친일 잔재(석물) 잔존 학교 ©전남도교육청
학교 내 친일 잔재(석물) 잔존 학교 ©전남도교육청

이번 전수조사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확인된 친일잔재는 교가로 95건에 달했다. 이 중 광양여수순천 3개시 12개 초중고등학교에서 친일음악가가 만든 교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태, 김동진 등 친일음악가가 작곡했다.

전남도교육청은 “이번 조사를 통해 ‘아시아 동방의’, ‘애국학도’, ‘나라 받드세’ 등 일제 찬양이 의심되는 가사를 사용한 교가와 표절 및 선율 오류가 의심되는 교가도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친일 음악인 작사, 작곡 현황 ©전남도교육청
친일 음악인 작사, 작곡 현황 ©전남도교육청

‘백지동맹’ ‘동맹휴학’ ‘불온문서’ 등 일제식 용어를 쓴 학생생활규정도 11곳이나 됐다. 광양은 제철중, 광양중, 진월중, 중마고가 해당됐다. 이밖에 일제의 상징인 욱일기 문양을 한 ‘교표’도 눈에 띈다. 욱일기는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 사용한 전범기로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깃발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 전남 도내 7개 초중고에서 욱일기 문양의 교표를 사용하고 있는 사실도 밝혀졌다. 전남동부권은 광양 옥룡북초와 여수고등학교가 욱일기 문양의 교포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친일 생활규정 잔존 현황 ©전남도교육청
친일 생활규정 잔존 현황 ©전남도교육청

이밖에 친일잔재로 분류되지는 않았지만 전남도내 초중학교 중 가이스카향나무(241교), 히말라야시다(43교), 금송(2교) 등을 교목(校木)으로 지정한 학교도 286개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교육청, 예산 배정해 친일청산 진행 

도교육청은 친일잔재 청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뒤, 9월 중 교육공동체의 의견을 수렴해 청산 관련 예산을 요구하면 연내에 예산을 배부해 청산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도교육청은 학교 내 친일잔재 청산에 대한 추가 요구가 있으면 2020년 예산에도 반영해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석물의 경우 안내판을 설치해 교육적 목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장석웅 교육감은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학교 내 친일잔재의 실상을 낱낱이 살펴 청산함으로써 학교 현장의 역사교육을 강화함은 물론 학생들에게 민족의식을 고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장 교육감은 “이를 통해 항일을 넘어 극일로 가는 지혜와 마음을 모아나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올해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지난 4월부터 대학교수, 교원, 민족문제연구소 등 전문가 그룹으로 T/F를 구성, 학교 내 친일잔재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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