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잠시 멈추고…폭염 시달리는 주민 위해 기꺼이 흘린 '구슬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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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잠시 멈추고…폭염 시달리는 주민 위해 기꺼이 흘린 '구슬땀'
  • 이성훈 기자
  • 승인 2023.08.14 08:4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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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플랜트건설노조 전남동부·경남서부지부 비계분회
성호3차 변압기 화재로 정전…파업 잠시 멈추고 자원봉사
파업 중에도 폭염에 시달리는 아파트 주민들을 위해 자원봉사에 나선 플랜트 노조 비계분회 노조원들

전국플랜트건설노조 전남동부·경남서부지부 비계분회(분회장 이부권)가 화재로 정전돼 폭염에 시달리던 아파트 주민들을 위해 자원봉사에 나서 귀감이 되고 있다. 전동경서 비계분회 노조는 수개월째 부분 파업 중이었지만 아파트 주민들을 위해 파업을 잠시 멈추고 선뜻 봉사에 나서며 구슬땀을 흘렸다. 

지난 7일 밤 10시경 중동 성호3차아파트 전기실에서 화재가 발생, 30분만에 불이 꺼졌지만 몰드변압기가 불에 타면서 정전 피해를 입었다. 아파트 측은 복구작업을 펼쳤지만 당장 몰드변압기를 구하지 못해 임시 발전기를 대여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연일 이어진 폭염 때문에 임시발전기로 5개동 396세대의 전기 사용량을 모두 충족할 수는 없었다. 아파트 측은 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사흘 가까이 퇴근도 못한채 동별로 순차적 전기 차단을 해서 사용량을 낮춰야 했지만 불편함을 호소하는 민원은 빗발치며 화재 후유증은 심각했다. 

조합원들이 변압기를 내리기 전에 사전 작업을 하고 있다.
비계분회 노조원들이 변압기를 내리기 전 사전 작업을 하고 있다.

당장 몰드변압기를 구하는데 어렵기도 하지만 지하 전기실로 변압기를 내리는 것은 더 큰 문제였다. 이에 아파트 측은 중동이 지역구인 백성호 부의장에게 연락, 자초지종 설명하고 해결방안은 없는지 하소연했다. 

백 부의장은 이에 플랜트노조 비계분회장에게 전후사정을 설명하고 도와줄 수 있는지 물었다. '비계'는 높은 건물을 지을때 디디고 서도록 긴 나무 등을 엮어 다리처럼 설치하는 작업으로 몰드변압기를 안전하게 지하 전기실로 내리기 위해서는 비계분회 노조원들의 손길이 반드시 필요했다.

백성호 부의장 설명을 들은 이부권 분회장은 "흔쾌히 돕겠다"며 적극 나섰다. 부분 파업 중이지만 아파트 주민들이 폭염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잠시 파업을 멈추고 자원봉사에 나선 것이다. 비계분회 노조원들은 8일 현장을 확인하고 변압기를 내리기 위해 어떤 장비가 필요한지 꼼꼼히 살폈다. 

다음날 9일, 비계분회 노조는 지게차로 변압기를 연결해 계단 초입까지 넣고 벽과 계단 등에 앵커를 박고 중량 도르래를 연결하며 작업을 해나갔다. 지하실까지 내려가는 복도도 너무 좁은 데다 좁은 계단을 꺾어서 내려가야 하는 등 변압기를 내리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

비계분회 조합원들이 변압기를 조심스럽게 지하 전기실로 내리고 있다.
비계분회 노조원들이 변압기를 조심스럽게 지하 전기실로 내리고 있다.

무엇보다 실수로 변압기가 망가질까 조합원들은 더욱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약 7시간 동안 도르래를 옮겨 설치해 가며 작업한 끝에 변압기는 지하 전기실로 내릴 수 있었으며 9일 밤 11시쯤 정상적으로 전기 공급을 할 수 있었다.

아파트 주민도 아닌 비계분회 노조원들이 파업을 잠시 멈추고 주민들을 위해 기꺼이 큰 힘을 보태준 비계분회 조합원들의 따뜻한 봉사에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했다. 

이부권 분회장은 “부분 파업 중이라 직원들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았지만 시민들이 전기가 끊겨 불편을 겪고 있어서 안타까웠다"며 "분회원들도 이번 봉사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고, 조그마한 힘으로 아파트 주민들이 전기를 정상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백성호 부의장은 "아파트 측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해결 방안이 없을지 고민하다 플랜트노조 비계분회장께 연락했다"면서 "파업기간이어서 부탁하기 조심스러웠는데 흔쾌히 돕겠다고 하셔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백 부의장은 "가장 더운 시기에 아파트 주민들이 전기로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비계분회 조합원들께서 정말 뜻깊은 봉사를 해주셨다"며 "저는 물론, 아파트 주민들도 두고두고 고마운 마음 잊지 않을 것"이라며 다시한번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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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주 2023-08-14 15:37:01
정말 감사합니다
전 아파트자체로 처리가된줄알았습니다
새벽퇴근후 불편한다리와 힘든몸을 이끌고 18층까지 걸어올라오는데 정말 욕나오더군요ㅠㅠ
플랜트가족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정말 모르고있었습니다
2틀동안 얼마나 불편하고 힘들었는지요
다시한번 성호 3차 주민으로서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발빠르게 움직여주신 백성호 의원님께
감사드립니다

진짜노동자 2023-08-14 10:00:10
우와 멋집니다.
파업도 승리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