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봉산 전망대, 메탈봉수대·송신탑 이설 '산 넘어 산'
상태바
구봉산 전망대, 메탈봉수대·송신탑 이설 '산 넘어 산'
  • 이성훈 기자
  • 승인 2023.02.08 11: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포스코 조형물 건립…봉수대·송신탑 이설 필요
상징성·역사성 담은 봉수대 이전 난항
송신탑 이설도 현실적으로 어려워
광양시 "시민위원회 구성해 의견 듣겠다"
구봉산 전망대
구봉산 전망대

포스코가 구봉산에 세계적인 작가의 체험형 조형물을 건립할 계획인 가운데 광양시가 구봉산 메탈봉수대와 송신탑 이설에 난항을 겪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10월, 광양시-광양시의회와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조형물을 건립해 구봉산을 명소화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광양 구봉산 명소화사업’이란 이름으로 진행되는 조형물 설치사업은 구봉산 전망대 일원에 총 사업비 150~200억원을 투입해 빛의 도시 광양을 상징하는 체험형 조형물을 건립한다. 

포스코는 구봉산 전망대 전체 면적인 1200평을 활용해 조형물을 설치할 계획인데, 이곳을 찾은 조형물 관련 전문가들은 메탈봉수대와 송신탑 이설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메탈봉수대가 설치된 지 10여년 밖에 되지 않았고 구봉산 전망대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상태여서 이설과 관련, 의회 동의를 얻지 못하고 있다. 또한 골약동 주민들을 중심으로 지역 여론이 봉수대 이설에 대해 동의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구봉산 전망대 정상에는 9.4m의 메탈아트 봉수대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 2013년 12월 건립된 메탈아트 봉수대는 역사성을 고려해 희양(曦陽)에서 광양이란 지명을 최초로 칭하게 된 940년(고려 태조 23년)을 의미하여 봉수대 높이를 9.4m로 건립했다.

특히, 봉수대는 세계 유일한 철아트 디지털로 광양을 상징하는 빛, 철, 꽃, 항만 등을 소재 활용하여 매화꽃으로 개화하는 꽃의 생명력을 상징하는 봉화의 이미지를 담았다. 또한, 꽃잎은 12지간과 12개 읍면동을 표현, 빛의 도시 철의 도시라는 광양의 이미지에 부합하는 특수강과 LED조명을 이용하여 지역적 특성을 최대한 살렸다.

박문섭 의원은 “메탈봉수대 건립이 10년밖에 되지 않았고 구봉산을 상징하는 조형물로 자리 잡은 상태”라며 “여러 가지 상징적, 역사적 의미를 담은 봉수대를 이설하는 것은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봉수대를 옮길만한 장소 및 예산도 살펴봐야 하고 시민들의 의견도 들어봐야 하는데 과연 흔쾌히 동의할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포스코의 조형물 설치를 구봉산에만 한정시키지 말고 접근성, 지역경제로 활성화로 연결시킬 수 있는 확장성 등을 고려해 다른 지역도 검토해봐야 한다”면서 “포스코 조형물이 관광객들이 단순히 보고 지나가는 것이 아닌 체류형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봉산 정상에 있는 송신탑 이설도 쉽지 않다. 광양시는 지난해 11월 송신탑 철거와 관련 5개 방송사와 논의했지만 방송사 측은 이설이 어렵다는 의견이다. 송신탑이 건립된 곳은 공유재산으로 시는 연임대료를 받고 허가를 내주고 있으며 5년마다 재계약을 하고 있다.

하지만 송신탑이 방송전파를 보내는 공공재라는 성격이 강한데다 송신탑이 철거되면 난청지역이 발생할 수 있어 시민 불편으로 이어져 광양시가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할 수 없는 상태다.

무엇보다도 이설 장소가 마땅치 않고 재 허가를 받는 데만 최소 1년이 걸리는 등 이설 및 재설치까지 수년이 소요될 수 있어 이설에 큰 의미가 없는 상황이다. 

광양시는 최근 포스코와 실무협의회를 열고 이같은 사안에 대해 공유했다. 시는 일단 이달 안에 시민위원회를 구성, 봉수대 이설에 대한 의견을 구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봉수대 이설에 대비, 적당한 장소와 비용을 검토할 계획이다. 

송신탑은 현재로서 철거한다 하더라도 재허가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송신탑을 존치하고 조형물을 설치할 수 있는지 포스코와 조형물 전문가들에게 의견을 구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조형물 작가 선정은 4~5월쯤 진행될 예정”이라며 “봉수대와 송전탑을 살리는 방안으로 조형물을 설치할 수 있는지 포스코와 작가를 대상으로 협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위원회를 구성해 메탈봉수대를 어떻게 활용할지 다각도로 의견을 들을 예정”이라며 “조형물 건립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시는 구봉산 명소화 사업 계획 수립 및 방침이 결정되면 작가를 선정한 다음, 내년 4월까지 조형물 건립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