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긴급재난생활비'가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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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긴급재난생활비'가 남긴 것
  • 이성훈 기자
  • 승인 2022.07.27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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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 동안 숱한 논란과 갈등 야기
시와 의회, 흩어진 민심 수습이 '최우선'
이번 사안, 반드시 기록으로 남겨야
지난 26일 4차 긴급재난생활비 지급에 대한 정인화 시장, 서영배 의장 공동 담화문 발표
지난 26일 4차 긴급재난생활비 지급에 대한 정인화 시장, 서영배 의장 공동 담화문 발표

무려 4개월을 끌며 지방선거 못지않게 커다란 이슈로 자리 잡으며 숱한 논란과 갈등을 빚었던 광양시 4차 긴급재난생활비 지급 결정이 일단락됐다. 지난 4월 정현복 전 시장이 아동·청소년 에게 긴급재난생활비 1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발표는 지역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정 전 시장은 3차까지 15만 전 시민에게 총 75만원을 지급함으로써 다른 지자체의 커다란 부러움은 물론, 시민들의 호응도 상당히 높았다. 하지만 4차 긴급재난생활비는 보편적 지급 대신, 선별적 지급에 아동·청소년에게 1인당 100만원이라는 파격적인 액수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당장 학부모들은 정 전 시장의 발표에 반색하며 하루빨리 지급되기를 간절히 원했다. 하지만 발표 이후, 곧바로 반대 움직임이 거셌다. 민주당 초선 예비후보들이 절차상 문제점을 제기하며 반발했고, 소상공인 단체는 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며 반대했다. 

지방선거를 두어 달 남겨둔 상황에서 광양시의회는 더욱더 복잡했다. 반대하자니 학부모들의 눈치에, 찬성하자니 소상공인을 비롯한 다른 계층의 압력을 이겨내야 하는 ‘진퇴양난’에 빠진 것이다. 결국 의회는 집행부의 제출안 대신 금액을 낮춰 보편적 지급을 제안했지만 정현복 전 시장이 이를 거부하면서 민선 7기 4차재난지원금은 끝내 의회에서 부결됐다.
 
결국 4차 긴급재난생활비는 6.1 지방선거로 이어져 민주당 김재무 후보는 보편적 지급으로 50만원을, 무소속 정인화 후보는 아동청소년 100만원, 시민 20만원 공약을 제시했다. 선거가 끝난 후, 정인화 시장과 9대 의원들은 취임하기도 전에 시민들로부터 4차 긴급재난생활비 지급에 거센 압박을 받기 시작했다. 
   
정인화 시장은 4차 긴급재난생활비가 1호 공약인 만큼 지켜야할 절박함과 상징성이 있었다. 반면 의회는 난감했다. 8대 의회에서 부결된 사안을 시장이 바뀌었다고 찬성하는 것은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보편적 지급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의견도 거셌다. 결국 의회는 수차례 논의 끝에 보편적 지급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번 제311회 임시회에서 정 시장은 원안대로 100만원/20만원을 편성해 의회에 제출, 보편적 지급을 주장하는 의회와 충돌은 불가피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이번에도 4차 긴급재난생활비 예산안은 부결될 것이 뻔했다.

의회가 제안한 시민 1인당 40만원 정도의 보편적 지급은 정 시장 공약보다 한참 떨어진데다 첫 공약마저 지키지 못한다는 부담에 정 시장으로서는 도저히 받을 수 없는 제안이었기 때문이다. 의회 역시, 정 시장의 공약을 이행시켜줘야 할 명분이 없고 보편적 지급을 요구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집행부 안에 선뜻 찬성할 수 없었다. 
  
평행선을 걷던 양 측은 지난 25일 마침내 합의점을 찾았다. 한발씩 양보한 것이다. 의회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던 보편적 지급에서 한발 물러나 선별 지급을 하되, 19세 이하와 20세 이상 시민들에게 지급하는 액수 편차를 줄였다. 정인화 시장도 100만원/20만원 원칙을 양보하고 의회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최종 액수는 19세 이하 70만원, 20세 이상 30만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결정났다. 

두번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기록'으로 남겨야
'시-의회-시민사회단체' 토론회도 필요 

이성훈 편집장
이성훈 편집장

광양시와 의회의 이번 결정에 대해 아쉬워하는 시민들도 있을 것이다. 무엇이 최선이었는지 정답은 없다. 하지만 시와 의회는 차선의 방법을 선택함으로써 리스크를 최소한으로 줄였다. 

주목할 것은 담화문을 시와 의회가 공동으로 발표했다는 점이다. 26일 오전 정인화 시장과 서영배 의장은 공동으로 4차 긴급재난생활비 지급 결정에 대한 담화문을 발표했다.

공동 담화문 발표 배경에는 이 사안이 워낙 지역사회를 들끓게 했던 민감한 이슈라는 점에서 시와 의회가 함께 책임을 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정 시장은 취임하면서 의회와 협치를 강조했는데 일단 시작부터 의회와 손을 맞잡은 것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4차 재난지원금 지급 결정이 나기까지 4개월 동안 우리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사회적 갈등과 반목, 행정적 소모를 겪었다. 세대는 쪼개지고 계층은 분열됐으며, 정치권에 대한 혐오와 증오가 넘쳐났다. 

두 번 다시 이번 사태를 겪지 않기 위해서는 시와 의회 모두 4차 긴급재난생활비의 시작부터종결까지 회의록이나 현황 자료, 언론 보도, 각종 게시판에 게재된 시민들의 의견 등을 빼곡히 모아 정리해 백서로 만들어 자료로 남겨야 한다. 또한 재난지원금을 보편적으로 지급할지 선별적으로 지급 할지 충분한 논의도 필요하다.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집행부는 사전에 의회의 동의를 반드시 구한 다음에 추진해야 할 것이다.

4차재난지원금 지급이 모두 완료되면 광양시-의회-시민·사회단체가 공개 토론이나 공청회를 통해 1차부터 4차 재난지원금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적극 권장한다.  
 
우리는 늘 위기에 강했다. 십 수 년 전, 3개시 통합 반대 운동에 전 시민이 하나가 되어 강력히 맞섰다. 광양상공회의소 독자 설립 역시 상공인단체, 기업인은 물론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이뤄낸 결과다. 서울대 백운산 무상 양도 저지 및 백운산 국립공원 지정 운동에도 15만 시민들이 함께 했다. 

이제 4차 긴급재난생활비 지급이 결정된 만큼, 정인화 시장과 9대 의회는 흩어진 민심 수습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번 결정에 서운함이 남아 있는 시민들은 최대한 설득하고 그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시민의 삶을 책임지는 든든한 버팀목으로서, 시민 안전과 민생경제 활력 회복을 최우선에 두고 한치의 소홀함 없이 최선을 다하겠다”는 정인화 시장과 서영배 의장의 담화문 발표가 헛된 약속이 되지 않길 이번 사안을 통해 큰 교훈으로 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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