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제철소, 공장 내 자전거 운행 전면 금지…현장 근로자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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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제철소, 공장 내 자전거 운행 전면 금지…현장 근로자들 반발
  • 이성훈 기자
  • 승인 2021.10.18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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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성급, 덤프트럭도 운행 금지할거냐" 원성
"철저한 교통사고 예방 교육, 안전 설비 강화가 우선"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18일부터 공장 내 자전거 이용을 전면 금지 방침을 내리자 현장 근로자들이 지나치게 성급한 정책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최근 포항제철소에서 자전거를 타던 근로자가 운행 중이던 덤프트럭과 충돌, 사망사고가 발생하자 광양제철소는 안전 예방 차원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근로자들은 이를 두고 회사가 뚜렷한 대안도 없이 근로자들의 희생과 불편만 강요하고 있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7일 오전 포항제철소 내 한 삼거리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가 운행 중이던 덤프트럭과 충돌,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포항제철소 하청업체 노동자 1명이 야간근무를 위해 오토바이를 몰고 출근하던 중 제철소 내 도로에서 덤프트럭과 충돌해 숨지는 등 이륜차로 인한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광양제철소는 아직까지 공장 내에서 자전거와 관련 교통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광양제철소 측은 포항제철소에서 이륜차 관련 교통사고가 빈번히 발생하자 사고 예방 차원에서 공장내 자전거 전면 운행 금지 결정을 내린 것이다. 

광양제철소는 공장 내에서 필요한 직원에게 자전거를 지급하고 있으며 공장 안에 자전거 도로도 설치되어 있다. 

광양제철소 관계자는 “자전거 교통사고는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가 있고 최근 타 사업장에 이륜차 사고가 발생된 사례가 있어 유사 사고 방지를 위해 부득이 자전거 운행금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금지 방침에 평상시 자전거를 이용하던 근로자들은 지나치게 섣부른 정책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광양제철소 한 근로자는 “덤프트럭 운전자와 자전거 이용자들에게 안전교육을 철저히 시키고 안전설비 강화로 사고 예방을 위해 노력해야지, 자전거 운행을 전면 금지한다는 것이 말이 되냐”며 “이럴 바에는 덤프트럭 운행도 없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교통사고 예방도 좋지만 그렇다고 자전거 운행을 모두 없앤 것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며 현장 근로자들의 목소리를 좀 더 귀담아 듣고 정책을 추진하면 좋겠다”고 푸념했다.  

이에 대해 광양제철소 측은 “공장 내 자전거 운행 금지는 소중한 인명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현장이동 차량을 추가 배치해 근로자들이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광양제철소는 지난 7월 1일부터 공장 내 오토바이와 킥보드 운행을 전면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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