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양해도 없이' 회의장 떠난 광양제철소 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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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양해도 없이' 회의장 떠난 광양제철소 임원
  • 이성훈 기자
  • 승인 2023.05.3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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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제철소 직원 막말 사과 질문에 회의 마지막에 답한다더니
사전 양해도 구하지 않고 회의 도중 떠나
김보라 의원 "답변준다더니 황당…이게 포스코가 우리를 바라보는 시각" 분노
30일 광양시의회 상황실에서 열린 포스코 정비 자회사 설립 진행상황 설명회
30일 광양시의회 상황실에서 열린 포스코 정비 자회사 설립 진행상황 설명회

광양제철소 임원이 사전 양해도 구하지 않고 회의장을 떠나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30일 오전 광양시의회 상담실에서 ‘포스코 정비자회사 설립 진행사항’ 설명회가 열렸다. 설명회에는 광양시의원들과 광양제철소 관계자, 정비자회사인 서재석 지와이에스테크 대표를 비롯해 광양상의와 지역 상공인단체, 기자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포스코 측의 정비자회사 설립 관련 설명회가 끝난 후, 질의응답 시간에 김보라 의원이 가장 먼저 질문했다. 김보라 의원은 “설명회 시작에 앞서 최근 포스코 직원이 시민들에게 상처 입힌 사항에 대해 입장 밝혔어야 옳다”며 “이런 중요한 사안에 대해 한마디 말도 없이 회의를 진행해 유감이다”고 밝혔다.

이어 “광양제철소 직원의 막말에는 포스코가 우리를 시혜 대상으로 여기고 갈라치기하는 것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와 배신이 담겨 있다”며 “정비자회사 설명회지만 최소한 이 사안에 대한 입장 표명이 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회는 최정우 회장이 직접 사과문 발표할 것을 촉구했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제철소 관계자는 “오늘 자리는 정비자회사 설립에 관한 자리인 만큼, 그 질문에 대해서는 회의를 마친 후 대답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서영배 의장도 제철소 측의 답변을 받아들이고 회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참석자들은 결국 답변을 듣지 못했다. 광양제철소 임원이 회의 도중 자리를 비웠기 때문이다. 의원들도, 상공인 관계자들도, 기자들도 해당 임원이 잠시 자리를 비웠는지 아예 자리를 떠났는지 알 수 없을 만큼 자리를 비운 과정도 부적절했다. 사전에 공식적으로 양해도 구하지 않고 갑자기 사라졌기 때문이다. 뒤늦게야 서영배 의장은 회사 급한 일 때문에 자리를 비웠다고 짧게 설명했다. 

결국 김태영 행정섭외그룹장이 답변을 대신했다. 김태영 그룹장은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지만 “인사권자는 광양제철소장이기 때문에 회장님이 사과하는 것은 조금 과한 것 같다”며 의회의 최정우 회장 사과문 발표 촉구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날 포스코 측의 처신에 대해 참석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광양경제활성화운동본부 관계자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최소한 양해도 구하지 않고 갑자기 자리를 비운 것은 참석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포스코 고위직 임원들이 이런 행태를 보이는데 과연 시민들이 포스코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회의를 마친 후 김보라 의원은 “회의 마지막에 입장을 밝힌다더니 아무도 모르게 회의장을 떠나 직접 대답을 들을 수 없어 황당하다”며 분통했다. 김 의원은 “이게 바로 포스코가 우리를 바라보는 시각 아니겠느냐”며 “당장의 약속도 지키지 않는데 어떻게 포스코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을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중간에 자리를 비울 생각이었다면 시민들에게 불편함을 안겨준 것에 대해 도의적으로 사과를 먼저 하고 회의장을 떠나는 것이 예의"라며 "광양제철소를 책임지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이런 행동을 보인 것에 대해 너무나 안타깝고 분노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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