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10년 전 추억과 100년 후 미래 담은 ‘정원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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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10년 전 추억과 100년 후 미래 담은 ‘정원박람회’
  • 이성훈 기자
  • 승인 2023.03.28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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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프레스데이
기후변화 대응, 생태도시 순천 완성
노관규 시장이 27일 열린 정원박람회 프레스데이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노관규 시장이 27일 열린 정원박람회 프레스데이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싸우는 사람도 화해하는 곳이 정원입니다. 남녀노소·지위고하·빈부 차이를 가리지 않고 모두를 받아들인다는 독일 크리스티안 불프 대통령 말처럼, 정원은 그곳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를 이롭게 합니다.”

27일 순천만생태문화교육원에서 열린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D-5 프레스데이. 전국 방송언론을 포함해 외신기자들까지 300여명이 모인 이날 행사에서 박람회 준비상황과 주요 콘테츠를 소개한 노관규 시장의 목소리에는 박람회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 가득했다.

순천시는 이번 정원박람회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정원으로 에코벨트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노 시장은 "10년 만에 돌아온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남해안벨트 허브로 자리매김하는 '세계적인 생태수도 순천'을 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순천만국가정원 공정률 98%로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10년전 열린 정원박람회와 비교하면 콘텐츠와 규모 등 모든 면에서 2023정원박람회가 압도적이다. 10년 전 순천만습지 보존을 위한 에코벨트를 만들었다면(115만㎡ 규모), 올해는 도심 깊이 정원의 영역을 넓혔다. 국가정원과 습지권역, 도심권역과 경관정원까지 포함하면 전체 규모만 545만㎡에 달한다.

10년전 정원박람회 취재 당시 기억을 꺼내보면 어렴풋이 떠오르는 장면은 꿈의다리, 푸른 언덕, 홍학, 네덜란드 풍차 등이다.  

이번 프레스데이에서 정원박람회를 한 바퀴 돌아보니 관람객들에게는 10년 전 추억을 안겨주고 100년후 생태도시 순천의 미래를 담은 것처럼 보였다. 꿈의다리에는 10년 전 전국 초등학생들이 그린 ‘나의 꿈’이 세월이 흐른 뒤에도 빼곡이 자리잡고 있다. 이제 청년이 되었을 그들은 과연 꿈을 얼마나 이뤘을까. 순천시는 방송사와 함께 꿈을 이룬 청년들을 만나 다큐멘터리를 제작한다고 하니 반갑기 그지없다.

저류지 정원모델인 오천그린광장, 아스팔트 도로가 푸른 정원이 된 그린아일랜드는 이번 정원박람회의 대표적인 콘텐츠로 꼽힌다. 도심 침수를 예방하기 위해 설치된 저류지를 시민들의 쉼과 소통의 공간으로 제공한 ‘오천그린광장’은 저류지에 사계절 잔디를 깔고 어싱길과 경관조명, 바닥분수 등을 연출했다. 두 개의 나선형 언덕인 ‘오천언덕’이 인상적이다. 여기에 1.2㎞에 달하는 국내 최대 마로니에 길까지 더해진다.

오천그린광장 및 그린아일랜드 전경
오천그린광장 및 그린아일랜드 전경

오천그린광장에 놓인 데크길을 건너면 1㎞의 ‘그린아일랜드’로 이어진다. 차만 다니던 아스팔트 도로에 흙을 채우고 그 위로 푸른 잔디를 입혔다. 동천에는 ‘물 위의 정원’이 조성돼 동천변 경관과 어우러져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동천 건너 농경지는 논 아트, 화초류 등이 조성돼 330㏊(100만평) 규모의 ‘경관정원’이 된다. 

말이 쉽지 아스팔트 도로를 푸른 잔디 광장으로 조성하기까지 여론 설득은 물론, 허가를 받기까지 순천시 공무원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결과로 보여주고 있다. 노관규 시장은 이날  “박람회를 기획하고 준비하면서 입에서 단내가 난다”며 “아홉달간 고생한 직원들에게 미안했다”고 했는데 노 시장의 공무원들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의 흔적을 박람회 현장 곳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정원드림호
정원드림호

옛 해룡창의 역사적 의미를 담은 국가정원뱃길과 정원드림호가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정원드림호는 3월 중순쯤 안전점검과 시운전을 마쳤다고 하니 관람객들에게 또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원 권역에는 미래 정원의 모습을 보여줄 ‘국가정원식물원’과 ‘시크릿가든’이 동문 인근에 들어선다. 국가정원식물원은 순천의 산수를 표현한 입체적인 식물 전시공간으로 원시 정원, 열대 과수원, 복합문화공간 등을 갖췄다.

시크릿가든은 태양광 채광기술을 활용한 지하·에너지 정원이다. 빙하 정원, 햇빛 정원, 식물극장으로 꾸며진다. 인생 스토리를 담아낸 다양한 정원도 마련되어 있어서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가든스테이 '쉴랑게'도 이번 정원박람회의 인기 콘텐츠다. 국가정원 내 생태체험교육장과 동천 제방에 마련된다. 최고급 삼나무로 지어지는 캐빈하우스 35동 규모로 80명을 수용할 수 있다. 그동안 정원은 잠시 머물다 가는 곳이었지만, 가든스테이를 통해 정원에서 글램핑을 하며 새로운 낭만과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순천에서 기른 최고의 식자재를 활용해 최고의 셰프가 제공하는 다양한 음식과 별미도 맛볼 수 있다. 가든스테이는 지난 24~26일 3일에 걸친 리허설에서 받은 피드백을 보완해 완벽하게 오픈 준비를 끝냈다.

야간경관은 최근 노관규 조직위 이사장을 필두로 점등 및 분수 연출 상황을 총 점검했다. 10년 전 일부 박람회장에 연출됐던 야간경관이 도심까지 확대돼 관람객들의 체류 시간과 체류 범위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키즈가든&꿈길
키즈가든&꿈길

이밖에 반려인 1500만 시대에 걸맞은 반려동물 특화 편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순천만습지에도 보호자 동반으로 반려동물 놀이터를 운영해, 사람도 동물도 맘 놓고 즐기는 반려친화박람회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조직위는 남은 기간 동안 화훼식재와 환경정비 등 막바지 디테일에 집중하며 마지막 2%를 촘촘히 채워가겠다는 구상이다. 박람회 개막식 연출과 박람회 기간 주차·교통·안전관리에 대해서도 막바지 점검에 나서고 있다. 개막식은 3월31일 오천그린광장과 그린아일랜드를 배경으로 동천 위 수상 무대에서 펼쳐진다.

노관규 시장은 “사후활용 용역을 바탕으로 시민 의견을 수렴해 박람회장을 비롯한 각종 시설들을 완벽하게 시민의 공간으로 돌려줄 수 있도록 구상하겠다”고 밝혔다.

10년 전 초등학생들이 그린 '나의꿈'. 꿈의다리에 그대로 전시되어 있다.
10년 전 초등학생들이 그린 '나의꿈'. 꿈의다리에 그대로 전시되어 있다.

무엇보다 노 시장은 “박람회 창출 효과를 순천뿐만 아닌 인근 도시들과 함께 누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급호텔을 찾는다면 인근 도시인 여수를 찾아도 된다”며 “오히려 순천에서 개최하는 국제축제이지만 여수와 광양도 함께 낙수효과를 누려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숙박과 인프라 수요를 인근 도시들과 연대해 분담하고 박람회를 전남 동부권 전체의 '잔치'로 확장하겠다는 뜻이다. 이제 정원박람회 개막이 5일 앞으로 다가왔다. 7개월 대장정인 정원박람회가 성공적으로 치르고 시너지 효과를 광양, 여수 등 인근 도시들도 다양하게 누릴 수 있도록 동부권 지자체들이 만반의 준비가 되어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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