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습지의 날, 지금은 습지 복원을 위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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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습지의 날, 지금은 습지 복원을 위한 시간
  • 녹색연합
  • 승인 2023.02.02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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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시대에 역행하고, 습지 파괴하는 개발사업 당장 멈추어야

2월 2일은 ‘세계 습지의 날’이다. 1971년 2월 2일 이란의 람사르에서 채택된 습지보전협약(물새 서식지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을 기념하기 위해 ‘세계 습지의 날'이 제정되었다. 람사르협약 사무국에서는 ‘세계 습지의 날’을 통해 습지의 보전과 현명한 이용 비전을 국제사회에 제시하고 있다. 2023년 ‘세계 습지의 날’ 주제는 '지금은 습지 복원을 위한 시간’이다.  

습지란 담수·기수 또는 염수가 영구적 또는 일시적으로 그 표면을 덮고 있는 지역이다. 람사르 협약은 연안습지(갯벌, 조간대 등), 내륙습지(하천, 호수 등), 인공습지(논, 염전, 양식장, 인공댐 등)로 다양한 형태의 습지를 아우른다.

습지는 인간의 삶과 생태계의 완충지역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습지는 생물다양성의 보고이자 오염원 정화, 물의 저장과 공급원, 탄소흡수원으로서 인간 및 지구 생태계의 중요한 조절자 역할을 한다.

그러나 람사르협약 자료에 따르면 습지는 이용 및 간척 등 개발 압박으로 숲보다 3배 이상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1700년부터 최근까지 전 세계의 습지 중 85% 이상이 소실되었다. 특히 1970년대 이후 35%의 습지가 소실되었다. 습지에 살아가는 생물종은 급격한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지난 50년동안 내륙습지 생물종의 81%, 연안습지 생물종의 36%가 습지의 유실로 인해 감소했다.

2021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갯벌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하면서 제48차 회의(2025년 예정)까지 인천 등 주요 갯벌을 추가로 등재할 것을 권고했다. 한국의 주요 갯벌 중 한강, 임진강, 예성강이 만나는 인천 갯벌은 저어새, 두루미, 노랑부리백로, 알락꼬리마도요 등 세계적인 멸종위기 조류가 서식하고 도래하는 곳이다.

인천 소청도에 국가철새연구센터, 인천 송도에 국제철새기구인 EAAFP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 경로 파트너십)사무국이 위치한 이유이기도 하다. 인천 등 핵심지역 갯벌의 2단계 등재를 준비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도 보편적이고 탁월한 가치를 지닌 한국의 갯벌을 잘 보전, 관리해야 한다.

정부는 습지보호지역 지정 등 습지 보전정책의 기초로 활용하기 위한 습지목록을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생태적으로 우수하고 보존 가치가 높으나 아직 습지로 지정되지조차 못한 지역이 다수이다.

그중 전라남도 광양의 세풍습지는 광양만 도심 인근의 유일한 습지이지만 사라질 위기이다. 세풍습지는 노랑부리저어새, 흑두루미, 큰고니 무리 등 10종 이상의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는 매우 주요한 철새도래지이지만 아직까지 습지로 등록되어 있지 않다. 세풍산단 등 주변 지역 개발로 인해 먹이를 공급하는 농경지나 갈대군락지가 사라지고 있어 멸종위기 야생동물들의 서식 환경이 열악해지고 있다.

새만금 간척 사업, 4대강 사업, 공항 건설, 신도시와 공단 건설 등 끊임없는 대형 개발 사업으로 생명의 땅 습지는 사라져왔다. ‘습지의 복원’을 말해야 하는 시기에 정부는 여전히 개발을 강행 중이다. 습지 연구 및 보호 정책을 펼치겠다면서 동시에 부산 가덕, 제주 성산, 흑산도, 전북 새만금 등지에 새로운 공항 개발을 추진하는 것은 기만이다.

정부는 기후위기 시대에 역행하고 있는, 습지 파괴하는 개발사업을 멈추어야 한다. 녹색연합은 습지 보호구역을 확대하고, 실효성 있는 습지 보전대책 수립을 촉구한다.  

2023년 2월 1일 녹색연합, 부산녹색연합, 인천녹색연합, 전북녹색연합, 전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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