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다시 만난 '전남도립미술관' 유치 주역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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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다시 만난 '전남도립미술관' 유치 주역들
  • 이성훈 기자
  • 승인 2022.12.31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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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기 서기관·이기섭 사무관·이길우 팀장·김성근 주무관
"주말 반납, 밤 새워 철저한 자료 준비…유치 결실"
도립미술관 광양 유치 주역들. 김성근 주무관, 이기섭 사무관, 정홍기 서기관, 이길우 팀장
도립미술관 광양 유치 주역들. 김성근 주무관, 이기섭 사무관, 정홍기 서기관, 이길우 팀장

옛 광양 역사 부지에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로 건립된 현대미술 공간인 전남도립미술관.

2021년 3월 개관한 도립미술관은 개관 1년 만에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유품 기증으로 이뤄진 '이건희 컬렉션: 고귀한 시간, 위대한 선물', 전남미술사 정립을 위한 '한국 서예의 거장 소전 손재형', 베를린을 주 무대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러시아 출신 예술가 그룹의 국내 최초 대규모 회고전 'AES+F. 길잃은 혼종, 시대를 갈다' 등 굵직한 기획전시를 통해 도립미술관의 존재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최근에는 ‘인간의 고귀함을 지킨 화가-조르주 루오’(9월 16일~2023년 1월 29일)를 통해 세계적인 거장 조르주 루오의 대표작을 만날 수 있는 대규모 기획전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전시에는 프랑스 국립 퐁피두센터와 조르주 루오 재단에서 엄선한 200여 점의 유화·판화·드로잉·스테인드글라스·타피스트리 등 다양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도립미술관 위상이 갈수록 커지고 광양시, 전남도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전시회를 보기위해 광양을 찾고 있는 요즘, 도립미술관의 발전을 누구보다 기뻐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 2015년 7월, 광양에 도립미술관을 유치했던 광양시 문화관광과 직원들이다. 

정홍기 당시 문화관광과장(현 보건소장)과 이기섭 문화예술팀장(현 사무관), 이길우 주무관(현 도시경관팀장), 김성근 주무관(현 교통과)은 지난 29일 도립미술관에서 현재 전시 중인 '조르주 루오'전을 감상하고 기념사진을 찍으며 오랜만에 저녁식사도 함께했다.

이들은 이날 31일자로 공직생활을 마무리한 이기섭 사무관의 앞날을 축하하고 도립미술관 건립 당시를 회상하며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2015년 7월 7일 "전남도립미술관은 광양으로 결정했습니다."

광양시가 도립미술관을 유치한 날은 2015년 7월 7일 오후 5시 55분 경이다. 순천에 있는 전남동부지역본부 회의실에서 유치를 신청했던 6개 시군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최병길 입지선정평가위원장은 “광양 결정”을 발표했다. 

정홍기 당시 문화관광과장을 비롯한 광양시 관계자들은 그 순간, 만세와 함께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술을 거의 못하는 정 과장이 그날 밤 축하파티에서 술을 몇 잔 마시고 끝내 눈물을 흘렸다고 하니 당시 도립미술관 유치 기쁨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정홍기 보건소장은 “7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그날은 바로 어제처럼 생생하다”면서 “수개월 동안 문화관광과 직원들과 고생하고 밤을 새며 주말도 반납했던 노력이 결실을 맺어 정말 기쁘고 감격스러웠다”고 회상했다. 

정 보건소장은 “당시 이병철 경제복지국장님을 비롯해 문화관광과 직원들이 모두 한마음 한뜻이 되어 공모신청서 작성, 현장 실사, 프리젠테이션까지 밤낮없이 준비했었다”며 “오늘 유치 주역들과 만나 도립미술관을 돌아보니 영광의 순간이 다시 한 번 생생히 떠오른다”고 말했다. 

당시 여수·순천·광양이 도립미술관 유치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여수와 순천은 각종 인센티브와 여론전을 통해 유치에 총력을 기울인 반면, 광양시는 상대적으로 조용했다. 이렇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광양이 가능하겠냐?’, ‘여수·순천 들러리 서는 것 아니냐?’는 등 광양시 차가운 시선을 보냈다.

광양시는 따가운 여론에 흔들리지 않고 조용히, 치밀하게 준비했다. 공모 선정기준 및 절차가 공정하고 투명했으며, 각종 제반사항 등을 고려했을 때 충분히 유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문화관광과 모든 직원들이 주말도 반납하고 열심히 준비한 끝에 도립미술관 광양 유치는 성공했다. 

이기섭 사무관 "공직생활 33년, 도립미술관 유치가 가장 큰 기억이자 보람"

31일을 끝으로 33년간 공직생활을 마무리한 이기섭 사무관은 ‘도립미술관 유치’를 공직생활의 가장 큰 보람으로 꼽는다. 이 사무관은 “2015년 2월 문화관광과 문화예술팀장으로 발령받아 도립미술관 유치 준비를 한 5개월은 33년 공직생활 중 가장 뜨거웠던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모신청서 마감 2주전부터는 새벽 4시~5시가 되서야 퇴근했었다”며 “좋은 동료들과 함께 하였기에 불가능할 것 같던 도립미술관 유치를 해낼 수 있었다”고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 사무관은 특히 “정홍기 문화관광과장(현 보건소장), 이길우 주무관(현 도시경관팀장), 김성근 주무관과 한마음 한뜻이 되어 공모신청서 작성, 현장 실사, 프리젠테이션까지 밤낮없이 준비했다. 소중한 인연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기섭 사무관은 유치 후 문화예술과장으로 근무하면서 도립미술관 준공식, 예술창고 건립 및 운영까지 함께 하는 등 도립미술관의 산증인으로서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앞장서왔다. 그는 “33년간 광양시 공직자로서 일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앞으로 인생 2막은 그간 익힌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에 보답하며 살겠다”며 퇴임 소감을 밝혔다. 

이길우 도시경관팀장은 “오랜만에 도립미술관을 함께 유치했던 분들을 다시 만나니 고생했지만 보람과 기쁨이 가득했던 당시 생각이 많이 난다”며 “도립미술관 유치는 평생 제 기억에 길이 남을 영광의 순간이다”고 말했다. 

김성근 주무관은 “직원들과 밤을 새며 자료를 찾고, 열띤 토론과 제안을 통해 유치를 준비했던 시간이 정말 소중했음을 다시 한 번 느낀다”며 “앞으로 전남도립미술관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미술관으로 경쟁력을 갖췄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홍기 보건소장은 “도립미술관 유치로 광양시의 역량과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린 계기가 된 것 같아 큰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멋진 작품들을 전시해 광양시민, 전남도민은 물론 국민들이 전남도립미술관을 자주 찾아 문화의 향유를 마음껏 누릴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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