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배 의장, 집행부에 '강경 발언'한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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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배 의장, 집행부에 '강경 발언'한 배경은?
  • 이성훈 기자
  • 승인 2022.11.22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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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례회서 개회사 통해 집행부에 '강력 경고'
"의회 절차 무시, 좌시하지 않겠다"
서영배 의장
서영배 의장

“앞으로 행정절차가 빠진 예산편성, 행정절차의 잘못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에 대해 시의회 차원에서 결코 간과하지 않겠다.”

서영배 의장이 지난 17일 제314회 제2차 정례회에서 개회사를 통해 집행부를 강하게 경고했다. 서 의장은 이날 개회사의 1/3 분량을 민선 8기 집행부에 대해 느꼈던 소회로 할애하며 정당한 절차를 지키지 않은 행정에 대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역대 의회에서 의장이 개회사를 통해 집행부에 경고나 조언 등을 한 경우가 다수 있지만 이번 서 의장의 발언은 여느 때와 달리 강도가 셌다는 평가다.

서영배 의장은 개회사에서 “지방의회의 기능은 시민이 바라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행정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이라며 “그렇다 보니 집행기관과 의견 충돌이 있을 수도 있고, 협의가 논쟁으로 번질 수도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견이 충돌한다고 해서, 소통을 위한 협의가 논쟁으로 번진다고 해서 지방의회를 부인하거나 외면하지는 말아달라”며 “시민을 존중한다면 지방의회도 존중해 줄 것”을 집행부에 당부했다. 

서 의장은 집행부가 민원인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민원 때문에 머리 아픈 공직자가 되지 말고, 민원인의 처지를 헤아리고 공감하는 공직자가 되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서영배 의장은 특히 ‘행정 절차’에 대해 집행부가 엄격하게 지켜줄 것을 강조했다. 서 의장은 “초선 의원들의 공통된 의견이 집행기관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이행하도록 되어 있는 사전 행정절차를 지키지 않는 사례가 많다”며 “법령이나 제도에서 이행하도록 되어 있는 행정절차는 반드시 이행하여 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행정절차가 빠진 예산편성, 행정절차의 잘못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는 시의회 차원에서 결코 간과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서 의장의 강경 발언 배경에는 집행부와 소통 부재, 각종 사업 추진 과정에서 의회 절차 무시 등 그동안 쌓여왔던 감정이 한꺼번에 폭발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서영배 의장의 개회사를 놓고 의회 내에서는 정인화 시장이 당선 이후 의회를 존중하고 소통 하겠다는 약속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구호 총무위원장은 “의장님의 개회사는 의원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내용”이라며 “정인화 시장이 취임 후 의회를 방문해 소통과 협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과연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최근 부결된 광양시어린이보육재단 기금 출연 동의안이다. 지난 8대 광양시의회에서 이미 세 차례 부결된 해당 동의안은 이번 임시회에서 기존 100억 원 규모를 50억 원 규모로 축소했음에도 지난 임시회에서 또다시 부결되고 말았다. 

정구호 위원장은 “50억 기금 출연도 동의안은 의회에 아무런 얘기도 없다가 일방적으로 임시회에 제출하고 뒤늦게 의회에 설명했다”면서 “거액의 예산을 집행하는 사업에 대해 의회 절차도 밟지 않고 집행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이냐”고 성토했다.

정 위원장은 “전임 시장부터 의회 절차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추진한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집행부와 의회는 머리를 맞대 서로 상의하고 지혜롭게 풀어나가야 하는데 지금 집행부는 이런 노력을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잘하든 못하든 의회는 시민들이 뽑아준 대의기관”이라며 “광양시 발전과 시민 복지를 위해 집행부와 의회가 손을 맞잡아야 하는데 일은 집행부가 하고, 책임은 의회에 떠맡기면 이게 과연 시민을 위한 올바른 행정이냐”고 비판했다.

집행부를 강도높게 비판한 서영배 의장의 속내는 어떠할까. 서 의장은 정례회가 끝난 후 “개회사에 써 있는 내용 그대로 해석하면 된다”면서 “절차를 무시하는 행정에 대해 의회는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그 책임은 집행부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번 서 의장의 강경 발언은 곧 있을 행정사무감사, 내년도 예산안 심의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여 정례회 기간 동안 집행부와 의회는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7일 열린 제314회 제2차 정례회

<제314회 제2차 정례회, 서영배 의장 개회사 일부>

-중략-

공직자 여러분! 올 한 해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정례회를 맞으면서 몇 가지 소회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보통 지방의회를 민의의 전당이라고 말을 합니다. 주민의 대의기관, 주민의 대표기관이라고도 합니다. 시민이 주인인 의회, 시민이 시민의 대변자로 선택해서 뽑아준 시의원이기 때문입니다. 

행정이 15만 시민의 의견들을 다 귀담아 들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지역구 의원이 있는 것이고, 그 의원이 지역구 시민의 의견을 대변하는 것입니다.

우리 광양시의회는, 우리 광양시의회 14명 의원은 15만 시민을 위해 진심으로 집행기관과 소통하고, 집행기관과 함께 고민하고 싶습니다. 지방의회의 기능은 시민이 바라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행정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입니다. 기능이 그렇다 보니 집행기관과 의견 충돌이 있을 수도 있고, 협의가 논쟁으로 번질 수도 있다고 봅니다.

만약 지방자치법상 지방의회와 집행기관의 역할이 서로 바뀐다면 그 또한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의견이 충돌한다고 해서, 소통을 위한 협의가 논쟁으로 번진다고 해서 지방의회를 부인하거나 외면하지는 마십시오.

지방의회를 부인하는 것은 지방자치를 부인하는 것입니다. 지방의회를 외면하는 것은 시민을 외면하는 것입니다. 시민을 존중한다면 지방의회도 존중해 주십시오

시의회에는 많은 민원인이 찾아옵니다. 그분들은 한결같이 다양한 사연을 가지고 계십니다. 사연 중에는 집행기관의 민원인을 대하는 방법과 태도에 대한 서운함도 상당수 있습니다. 법을 어겨가며 민원을 해결해 달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원칙을 무시하며 민원인께 우선적인 혜택을 부여해 달라는 얘기도 아닙니다. 공직자 여러분께 부탁 말씀드립니다. 민원때문에 머리 아픈 공직자가 되지 말고, 민원인의 처지를 헤아리고 공감하는 공직자가 되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제9대 의회에는 초선 의원님들이 아홉 분 계십니다. 여러분께서도 느끼셨겠지만 의정활동을 시작한 지 겨우 다섯 달째인데도 아홉 분 모두 각오와 열정이 가득합니다. 초선 의원님들의 공통된 의견이 있습니다. 집행기관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이행하도록 되어 있는 사전 행정절차를 지키지 않는 사례가 많다는 것입니다.

법령이나 제도에서 이행하도록 되어 있는 행정절차는 반드시 이행하여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앞으로 행정절차가 빠진 예산편성, 행정절차의 잘못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는 시의회 차원에서 결코 간과하지 않겠습니다.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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