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시비 30억원 들여 관문 설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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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시, 시비 30억원 들여 관문 설치 '논란'
  • 이성훈 기자
  • 승인 2020.01.1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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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 후보지 선정, 시민 설문조사
지역 색깔 담은 랜드마크, 관광 활성화 목적
'조형물' 제작, 밑빠진 독 될까 '우려'
설치 여부 먼저 시민 여론 들어봐야
광양시 관문 경관개선사업 설문 조사
광양시 관문 경관개선사업 설문 조사

광양시가 관문 경관 개선사업으로 대규모 조형물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조형물 조성을 두고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광양시는 시비 30억원을 들여 지역을 상징하는 관문을 만들겠다는 계획인데, 관문 규모와 주변 경관 여건에 따라 예산은 더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자치단체마다 지역을 상징하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며 곳곳에 조형물을 조성하고 있는데 조형물이 제 기능을 못한 채 방치되는 곳이 많아 세금만 축낸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광양시가 추진하고 있는 관문 설치 사업이 과연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광양시 도시재생과가 추진하는 관문 경관 개선사업은 광양 지역 관문 9개소 중 1곳을 선택해 지역 정체성에 맞는 상징조형물을 건립하고 야간조명 설치와 주변 경관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지난해 광양시 승격 30주년을 기념해 추진하고 있으며 사업비 30억원 전액 시비로 사용된다. 시는 지난해 북대구 IC와 의성, 영덕, 김포, 평택, 상주 등에 설치된 관문을 직접 살펴봤으며 현재 설문조사를 통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관문 설립 장소에 대한 의견을 듣고 있다.
 
관문 설립 후보지는 △광양-순천 경계(반송재) △광양 톨게이트 △동광양 톨게이트 △옥곡 톨게이트 △진월 톨게이트 △섬진강휴게소 진입부 △하동-광양 진입부(신원삼거리) △남해-광양 진입부 △여수-광양 진입부(이순신대교) 등 총 9곳이다.
 
여기에 게이트형, 지주형, 육교형, 아치형 등 관문 형태를 비롯해 △자연도시 △산업도시 △역사문화 △전통도시 △식도락 도시 등 관문 이미지에 맞는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
 
권회상 광양시 도시재생과장은 “도시 정체성을 확립하고 이를 통해 도시 이미지를 높여 차별화된 도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관문 경관 개선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시민 의견뿐만 아니라 광양문화원 등 지역 사회·문화단체, 업계 전문가 의견 등을 충분히 반영해 추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권 과장은 “지난해 시 승격 30주년 기념과 함께 우리시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상징조형물 설치해 차별화된 도시 이미지 구축할 계획”이라며 “시민과 관광객들이 찾을 수 있도록 광양시 상징물을 조성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제대로 활용 못한 조형물 천지 
 
하지만 광양시는 그동안 숱하게 정체성 확립과 랜드마크 명목으로 조형물을 건립, 관광과 연결시키려고 했지만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다. 보여주기 방식으로 짓는데만 몰두한 나머지 제대로 활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동백 조형물 꽃봉오리 부분. 아무리 봐도 동백보다는 튤립이 먼저 떠오른다.
지난해 광양읍 서천변에 설치한 동백 조형물 꽃봉오리 부분. 동백보다는 튤립이 먼저 떠오른다.

지난해 광양읍 서천변에 조성한 ‘빛타워’ 조형물은 6억원을 들여 광양의 정체성을 살리겠다며 동백꽃을 형상화했지만 튤립과 비슷하다는 지적을 받으며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2011년 진월면 망덕포구에 설치한 전어 조형물 역시 전어와 닮지 않았을 뿐더러 지역 정체성과 관광성에도 차별화를 꾀지 못하고 있다. 

시는 구봉산 일대에 120여억원을 들여 거점 관광지로 육성한다는 거창한 계획을 세우고 2013년 구봉산 전망대를 건립하며 관광 활성화를 꿈꿨지만 하루 평균 300여명이 다녀가는데 그치고 있다.
 
전남도가 사업주체인 이순신대교 역시 마찬가지다. 광양시는 이순신대교가 완공되면 물류비 절감은 물론, 관광단지로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성장할 것이라는 부푼 꿈을 꿨지만 현실은 빗나갔다.
 
이순신대교는 대부분 여수에 속해있어 관광 사업으로 추진하기 어려울뿐더러 전남도와 여수시, 광양시는 교량 파손으로 인한 관리비로 한해 수십억원을 쏟아 붓고 있다. 여기에 각종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국가산단 진입도로라는 특성상 관광 상품으로서 활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조형물 설치 여부부터 검토해야  
 
광양시는 앞으로 어린이테마파크 조성, 망덕포구~배알도 짚라인 조성, 도립미술관 건립 등 다양한 문화관광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들 프로젝트 역시 관광활성화와 랜드마크 조성을 목표로 추진하는 사업들인데 시가 또다시 30억원을 들여 관문을 설치하는 것은 사업 중복은 물론, 조형물 설치에 대한 여론의 따가운 비판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관문 설치 후보지 9곳
관문 설치 후보지 9곳

이에 광양시가 시민 설문 조사를 통해 관문을 어디에 지을 것인지 의견을 듣는 것 보다 조형물 설치가 정말 필요한지에 대한 시민 의견부터 들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진환 광양참여연대 사무국장은 “관문 설치가 우선이 아닌, 공론화 과정을 통해 건립 여부부터 시민들에게 물어보는 것이 순서다”며 “100% 시비를 들여 30억원이나 되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는 사업을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사무국장은 “형식적인 의견수렴이 관문을 설치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어서는 안된다”며 “시민의견 수렴을 반영한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계획에 의한 설치와 함께 사후 관리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흉물로 방치될 수 있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형 조형물은 한번 짓고 나면 원상복구가 힘들고 유지관리 비용이 꾸준히 드는 만큼 시민의견을 꼼꼼히 반영해 정책적 불신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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