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익신마을 설명서8[끝]…익신마을에서 예술로 놀다
상태바
나의 익신마을 설명서8[끝]…익신마을에서 예술로 놀다
  • 최난영
  • 승인 2022.11.03 08: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익신마을이 내어준 보석 같은 이야기들

‘나의 익신마을 설명서’는 소설과 스토리텔링 작업을 하는 최난영 작가가 지난 5월부터 오는 10월까지 ‘전남 예술로 파견사업’을 통해 광양시 광양읍 익신리에 위치한 ‘익신마을’에서 활동한 내용을 총 8회에 걸쳐 기록‧연재합니다. 여덟 번 째(마지막 회) 주제는 ‘익신마을에서 예술로 놀다’입니다. <편집자 주>

오월의 어느 화창한 날 만났던 우리는 어느덧 가을 앞에 서 있었다. 전남 예술로를 통해 파견된 다섯 명의 예술인은 육 개월 동안 익신마을에서 활동했다. 익신마을에 흩어져 있는 시간의 파편을 수집하고 그것을 작품으로 빚어내려 노력해왔다.

처음 우리 앞에 놓였던 ‘소멸 위기의 마을 아카이빙’이라는 주제는 어디서부터 접근하면 좋을지 막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예술을 통해 마을 어르신들에게 다가갔고, 예술로 소통했으며, 예술을 바탕으로 어우러지다 보니, 그 해답의 열쇠를 찾을 수 있었다.

지난달 26일 ‘전남예술인 파견 사업- 예술로’를 통해 (주)반디에 파견돼 활동을 전개해 온 다섯 명의 예술인들은 ‘익신마을에서 예술로 놀다’라는 행사를 개최했다. 협업을 통해 빚어낸 다섯 색깔의 아카이빙 작품을 마을 주민들과 시민들에게 공유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행사는 익신마을 부녀회를 비롯해 마을 운영위원회, 마을 공동체가 협력했으며 마을 잔치 형태로 마련됐다. 

지난달 26일 광양읍 익신마을에서 열린 ‘익신마을에서 예술로 놀다’ 현장

1부에는 △최난영(문학/나의 익신마을 설명서) △김성님(문인화/주민 참여형 익신마을 어반 스케치) △강윤문(도예․조각/스토리가 있는 익신 디오라마) 예술인이 아카이빙 전시 작품을 선보였다.
2부에는 △김효민(국악/익신 아리랑 외) △유영우(대중음악/익신 라이브 외) 예술인이 준비한 흥겨운 아카이빙 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이 밖에도 부대행사로 △익신주민 노래자랑 △어르신 네일아트 △다과와 식사 등을 마련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종호 광양읍장을 비롯해 정회기 시의원 등이 참석해 지역에서 활동 중인 예술인들을 격려했으며, 마을 주민들을 포함해 시민 100여 명이 함께했다.

행사에 참석해 다과와 식사를 즐기는 익신마을 주민과 시민들. 

한민섭 익신마을 이장은 “예술인들이 마을에 들어와 활동하면서 코로나로 침체해 있던 마을 분위기가 한층 더 밝아졌다”며 “그동안 마을에서 활동하며 마을 이야기를 작품으로 담아낸 예술인들과 이런 자리를 마련해 준 (주)반디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양재희 익신마을 부녀회장은 “예술이라는 것이 이처럼 많은 사람을 웃게 하고 어우르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행사를 통해 알게 됐다”며 “예술로 담긴 우리 마을 작품을 보니 우리 마을이 부자가 된 듯하다”고 기뻐했다.
 
(주)반디의 이현숙 대표는 “마을을 소재로 해 빚어낸 예술 작품이라 그런지 어르신들의 관심과 행사의 참여도 또한 높았다”며 “이번을 계기로 지역 예술인들이 지역의 문화와 역사에 관심을 갖고 활동해 예술로 소통하는 이러한 자리가 자주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익신마을에서 예술로 놀다’ 행사를 마치고 예술인과 마을주민이 함께.

저녁 무렵이 다 되어서야, 우리 팀은 행사를 마칠 수 있었다. 그동안 익신마을 주민들과 이야기 나누고, 잊혀간 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수집했다. 그것을 고스란히 예술 작품으로 빚어냈다. 그 시간과 마음을 주민들에게 선물한 하루였다.

하지만 익신마을에서 보낸 소중한 순간을 모두 보여주기에 하루라는 시간은 짧디짧았다. 아쉬움이 남은 만큼 최선을 다해준 서로를 격려했으며, 또 다른 시작을 기약했다.

익신마을이 그동안 우리에게 내어준 보석 같은 이야기들. 어둠이 짙게 깔린 순간에도 그것들은 여전히 우리 가슴 속에 남아 빛을 발할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도 그것을 작품에 담아 나갈 것이며, 많은 이들과 공유하리라. 예술을 통해 지역민과 소통하고 지역을 알리는 일을 해나가겠다는 다짐을, 새로운 사명으로 삼은 채. 나의 익신마을, 안녕! <끝>

* 최난영 작가
대학과 대학원에서 문예창작학을 전공했다. 단편소설 「울어요,제발」로 제2회 김승옥문학상 신인우수상을, 「쿠오바디스」로 제6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에서 단편부분 우수상을 수상했으며, 부산국제영화제 북투필름에 선정, 「행운을빌어요」로 고즈넉이엔티 메타버스 장르소설 공모전 단편소설부문을 수상했다. 산문집 「블라블라블라」가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