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스틸박람회, 내년 주요사업계획에도 빠져
“추진 의지 없는 것 아니냐” 비판

여수시가 2026 세계섬박람회를, 순천시는 내년에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하는 가운데 광양시가 추진 중인 광양만국제에코스틸박람회가 연구용역만 마친 채 2년째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에코스틸박람회는 내년 주요사업계획에도 빠져있어 광양시가 박람회 유치에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에코스틸박람회는 광양시가 새로운 경제기반 및 미래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대규모 국제행사 개최를 모색하기 위해 2020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여수와 순천은 대규모 국제행사를 개최해 도시발전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관광도시로 성장했다. 광양시도 이에 자극을 받아 박람회나 엑스포 등 대규모 행사를 개최, 도시 경쟁력을 높이고 외지인 유입 등을 도모할 방침이다.
시는 에코스틸박람회의 시기, 장소, 명칭, 주제, 실행계획, 국제인증절차 등을 검토해 향후 30년 뒤에는 BI국제인증박람회 개최의 주춧돌을 놓을 수 있도록 신중하고 촘촘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지난 2020년 용역사인 광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이 4개월 동안 ‘에코스틸박람회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을 마쳤다.
용역사는 당시 국제에코스틸박람회가 도시 발전과 미래 도시 가치를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 용역사는 “광양시는 사람, 기술, 문화가 어우러져 미래사회의 비전을 열어가는 글로벌 명품 박람회를 개최할 필요가 있다”며 “철강이라는 핵심테마를 중심으로 복합 테마인 ‘토털스틸’을 다룬 하이브리드형 박람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에 따라 시는 ‘철강이 열어가는 미래사회의 비전’을 주제로 인류와 과거와 현재의 역사 속에 함께 공존한 철강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미래사회의 도전과 과제를 제시하는 에코스틸 박람회 개최를 목표로 세웠다.
시는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21년 기본계획 수립-박람회TF팀 신설-국제행사계획서, 타당성 검토 중앙부처 제출-국제행사 승인 심의-조직위 출범 등을 거쳐 25년이나 26년 박람회 개최 등 장기적인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연구용역을 마친 후 2년이 지나도록 기본계획 수립 용역조차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용역비 1억원을 들여 행사기본계획, 박람회장 조성 및 전시 운영계획, 국제행사계획 타당성 검토 등 기본계획수립 용역을 실시하려고 했지만 올해로 미뤘다.
결국 실시설계 용역은 코로나 확산과 지방선거까지 겹치는 등 여러 사정이 생기면서 올해도 실시하지 못했다. 기본계획과 실시계획을 비롯해 추진 기반을 마련하고 최종 엑스포 박람회 로 승인까지 받기 위해서는 적어도 6~7년이 소요된다.
오랫동안 탄탄히 준비해야 하는 대형 프로젝트여서 시간을 최대한 아껴야 하지만 시가 계획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언제 다시 추진할지 기약도 없는 상태다. 여기에 에코스틸박람회는 내년도 주요사업계획에도 빠져 있어 추진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안영헌 의원은 “여수와 순천은 10년 만에 다시 세계적인 박람회를 개최하면서 대회 홍보와 도시 알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그동안 이렇다 할 국제행사 하나 열지 못한 광양시가 추진 중인 박람회마저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차일피일 미루면서 제자리걸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에코스틸박람회가 연구용역만 마친 채 여태껏 출발조차 못하고 있다는 것은 광양시의 박람회 추진 의지가 부족하다는 것 아니겠느냐”며 “미래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소극적인 행정이 너무나 아쉽다”고 질타했다.
류현철 기획예산실장은 “에코스틸박람회 주제, 콘셉트 등 다양한 분야를 면밀히 검토해 좀 더 세밀한 계획이 필요하다”면서 “아직 계획이 설익어 내년 주요사업계획에서 빠질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용역 결과를 좀 더 검토해 실행여부를 파악하고 무엇을 선행해야 하는지 살펴볼 것”이라며 “세밀히 검토해 박람회 추진이 확정되면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