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반복되는가? 가장 최근인 2008년 이명박정부에서 논란이었던 ‘강제 0교시’, ‘강제 조기등교’, ‘강제야간자율학습’이 2022년 현재 전남에서 다시 등장했다.
지난 8월 29일, 순천의 한 고교에서 밤 10시까지 ‘강제 야간자율학습’을 시행한 후 학생들이 반발하고 나서면서 언론보도 되었다. 또한 8월 30일, 순천의 한 여고에서는 가정조사에서 반대가 많았음에도 오전 7시 30분 등교로 ‘0교시 수업’을 강행하여 학생과 학부모가 반발한 사실이 언론보도 되었다.
지난 7월, 전남교육감직 인수위에서는 전남교육 대전환를 제시하였다. 그런데 미래교육을 준비한다는 이유로 그 핵심과제를 ‘공부하는 학교’로 명시하고, ‘학력 향상’을 그 과제로 제시하였다. 오로지 성적향상 중심의 주입식 교육이 될 것이라는 우려는 결국 현실로 나타났다. 인수위 정책보고서 발표 한 달 만에 ‘0교시 조기등교’와 ‘강제야간자율학습’이 부활하였다.
‘0교시 조기등교’와 ‘야간자율학습’은 공부시간을 늘리면 학력이 무조건 향상된다는 믿음으로 나타난 과거에 실패한 교육 정책이다. 학생들을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학교에 붙잡아두면서 아침끼니도 거르고, 수면 부족으로 오히려 수업시간에 잠을 자는 등 학생 건강권 침해와 수업 침해현상이 발생했다.
또한 수많은 학습시간을 강제했음에도 오로지 입시에만 도움되는 학습 내용만 잔뜩 암기시켰고, 학생 스스로 사고하고 탐구하는 진정한 배움은 뒷전이었다. 결국 시간 대비 학습 효과가 매우 떨어지는 비효율적 정책으로 결론이 났고, 학생들의 창의성을 죽이는 주입식 교육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이러한 반성을 토대로 전교조전남지부와 전남교육청은 단체협약에서 ‘0교시’를 금지하고, ‘조기 등교’를 없애며, 자율학습은 ‘희망자’에 한하도록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약속은 학교 교문 앞에서 멈췄다.
십여년만에 과거 망령을 되살려낸 사립재단을 강력히 규탄한다! ‘0교시’와 ‘강제야자’는 결국 학교 관리자의 과거 주입식 교육관이 발단이고, 특히 사립학교는 재단 이사장의 과거 실패한 교육관에 기인한다.
또한 학생자치와 학부모자치 등 학교자치조례도 제정되었고 민주적인 학교 운영을 강조하였지만, 학교에서 시키면 학생·학부모는 따라서 하라는 학교의 비주체로 인식하고 있는 것도 이번 사건의 중요한 원인이다.
해당 학교는 지금 당장 ‘0교시 조기등교’를 폐지하고, ‘강제야간자율학습’을 멈춰라!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번 사건처럼 시행 중인 학교가 있다면 지금 당장 폐지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건은 ‘공부하는 학교’로 시작하여 ‘지식’ 위주 평가를 통해 학교 옭죄기 정책에 따른 결과이다. 도교육청은 이번 사건이 왜 발생했는지 스스로 성찰해야 하고, 더 큰 피해과 더 많은 파행 사례가 나오기 전에 정책 기조를 전면 수정하라!
2022년 9월 2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남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