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시장, ‘감동 행정’ 한다더니…첫 인사부터 ‘맹탕’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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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시장, ‘감동 행정’ 한다더니…첫 인사부터 ‘맹탕’ 비판
  • 이성훈 기자
  • 승인 2022.08.19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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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80여명 규모…민선8기 첫 인사 마무리
‘잉크 마르기도 전에…’ 5급 사무관들, 6개월 만에 대거 이동 
노조 “조합원들 의견 좀 더 들어보겠다” 신중 
광양시청
광양시청

광양시가 19일자 6급 이하 승진 및 보직인사를 끝내고 민선8기 첫 인사를 마쳤다. 이번 인사규모는 5급 이상 35명, 6급 이하 250명 등 총285명으로 대폭 인사가 단행됐다. 정인화 시장 취임 후 첫 인사라는 점에서 공직사회에서는 큰 관심과 기대를 받았으나 공직내부에서 ‘맹탕 인사’라는 실망스러운 평가가 나오고 있다. 

5급 이상 승진인사에서는 박봉열 사무관이 서기관으로 승진, 총무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박 국장은 오는 12월을 끝으로 공로연수에 들어갈 예정인데 사무관에서 서기관으로 승진해 곧바로 총무국장에 발령된 사례는 극히 드물다.

정현복 전 시장 시절, 황학범·이재윤 사무관이 공로연수 6개월을 남겨두고 서기관으로 승진, 총무국장으로 간 사례는 있다. 지난 사례가 있다고는 하지만 정 시장이 민선8기를 출범하자마자 4개월밖에 남겨두지 않은 서기관을 핵심부서인 총무국장으로 옮겼다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결국 정 시장이 내년 정기인사에 앞서 좀더 시간을 두고 차기 총무국장을 물색하겠다는 뜻으로 읽히는데 국장들에 대한 파악을 아직까지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공무원은 “직제상 총무국장이 가장 중요한 자리인데 곧바로 승진해 공로연수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사람을 배치했다는 것은 현 국장들에 대한 파악을 아직 못했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번 4급 인사에서 행정직 중 이동이 없는 국장들은 방기태 교육보육센터소장, 김복덕 물관리센터소장, 양준석 산단녹지센터소장, 임채기 의회사무국장 등 4명이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정기 인사에서 이들 중 한명이 총무국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5급 사무관, 6개월 만에 대폭 이동

5급 전보인사를 살펴보면 6개월만에 대폭 물갈이 됐다. 5급 전보인사에서는 27명이 자리를 이동했는데 특히 기획실, 홍보실, 총무과, 세정과, 회계과 등 주요부서의 과장들이 모두 바뀌었다. 이중 정용균 총무과장(현 지역경제과장)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6개월 만에 보직 인사가 이뤄졌다. 정현복 전 시장 때 주요부서에 배치됐던 사무관들이 외곽으로 빠진 것이 특징이다.

장민석 세정과장은 총무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예상 밖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기획실장에는 류현철 교육보육과장이, 홍보실장에는 정해종 징수과장이, 회계과장에는 허정량 교통과장이 전보되는 등 주요부서 사무관들이 큰 폭으로 이동했다.  

정인화 시장의 의지와 새로운 시정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지만 사무관들을 6개월만에 대폭 교체하면서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또다시 보직인사를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반면 조선미 전략정책실장, 김치곤 민원지적과장, 하태우 노인장애인과장 등은 지난 2020년 7월 인사 이후 2년이 지나도록 보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해 안가는 '광영동장→봉강면장, 봉강면장→주민복지과장' 보직 이동  

이번 인사의 특징은 주요부서 6급 팀장들의 전보인사는 변화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총무과는 문서통계팀장과 후생팀장이 바뀌었을뿐 인사팀장, 서무팀장, 시정팀장 등 핵심 팀장들의 이동은 없었다. 기획실 역시 평가분석팀장을 제외하고 이동은 없다. 홍보실은 홍보실장만 바뀌었고 회계과도 재산관리팀장만 바뀌었다.  

읍면동장들도 대부분 변화가 없었지만 봉강면장과 광영동장, 다압면장이 바뀌었다. 이들 면장 역시 6개월만에 자리가 바뀐 것이다. 통상적으로 주민들과 가장 가까이 활동하는 읍면동장의 경우 1년 이상 근무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 우미자 광영동장은 봉강면장으로, 최윤환 다압면장은 감사실장으로, 최성철 봉강면장은 주민복지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우미자 봉강면장은 광영동장으로 부임한 지 6개월만에 또다시 봉강면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라는 지적이다. 

정 시장 살고 있는 곳이 광영동인 만큼, 광영동 사정에 밝은 정 시장의 뜻이 강력히 들어갔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공무원은 “본청이나 사업소 이동이 아닌 6개월만에 동장에서 면장으로 이동시킨 것이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다”고 혀를 찼다. 

최성철 주민복지과장 전보도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다. 세정 업무를 주로 맡았던 최 과장은 봉강면장으로 전보된지 6개월 만에 사회복지 전문 부서인 주민복지과장으로 발령났다. 주민복지과가 사회복지 전문성을 요하는 자리인데도 세무 전문가가 총괄책임을 맡은 것이다. 반면, 최숙자 주민복지과장은 6개월만에 여성복지과장으로 되돌아갔다. 
 
사회복지부서 한 공무원은 “최성철 과장은 세정과나 징수과 등 세무 업무쪽으로 이동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겠느냐”며 “어느 부서보다 전문성을 요하는 사회복지직에 배치해 효율적인 업무를 추진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7~8급 하위직 승진인사에서 사회복지직은 인사 요인도 없었다"며 "이 때문에 과중업무에 시달리는 사회복지 공무원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무원노조 "평가하기 '애매'…좀더 의견 들어보겠다" 

이번 인사에 대해 광양시공무원노조는 직접적인 평가는 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신중히 접근하겠다는 태도다. 노조는 지난 6월 15일, 공직사회 변화를 위한 6대 과제를 정인화 당선인에게 전달했다. 6대 과제 중 첫 번째를 인사제도 개혁을 제시할 만큼 정 시장의 첫 인사에 큰 기대를 걸었다. 

노조는 당시 인사제도 개혁으로 인사행정 신뢰 회복을 위한 공무원 인사 부조리 방지, 줄세우기, 관행 타파, 외부 인사개입 차단을 요구했다. 하지만 민선8기 첫 인사에 대한 평가는 냉정하다. 노조 관계자는 “조합원들의 의견을 좀 더 들어봐야겠지만 이번 인사는 호평하기도, 혹평하기도 애매한 인사다”고 밝혔다. 한편 노조는 이번 인사에 대해 조합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은 후, 인사 개선 방안을 집행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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