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사 박문수 '광양예찬'…마지막 문장 빠진 '골약동주민센터 표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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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사 박문수 '광양예찬'…마지막 문장 빠진 '골약동주민센터 표지석'
  • 이성훈 기자
  • 승인 2022.03.3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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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에 없는 글자도 추가
마지막 문장도 넣지 않아
골약동민들 수정 요구
골약동주민센터 앞 표지석에 새겨진 어사 박문수의 광양 예찬 글. 하지만 마지막 문구도 빠지고 원문에는 없는 글자도 하나 추가로 새겨져 골약동민들이 수정을 요구했다.
골약동주민센터 앞 표지석에 새겨진 어사 박문수의 광양 예찬 글. 하지만 마지막 문구도 빠지고 원문에는 없는 글자도 하나 추가로 새겨져 골약동민들이 수정을 요구했다.

31일 골약동주민센터가 개청한 가운데 골약동 주민들이 주민센터 앞에 설치된 표지석에 쓰인 문구가 원본과 다르다며 수정을 요청했다. 골약동주민센터 표지석에는 어사 박문수가 1727년경 성황마을을 지나면서 이 지역을 예찬한 글 일부가 새겨져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새겨진 글이 원문과 다르고 마지막 문구도 빠졌다며 이를 개선해줄 것을 요구했다.  

광양시지 제4권 광양의 마을편 1053페이지를 ‘성황마을’을 보면 어사 박문수가 성황마을을 지나면서 예찬한 글 ‘朝鮮之全羅道, 全羅之光陽, 光陽之骨若, 骨若之城隍’(조선지 전라도요, 전라지 광양이며, 광양지 골약이요, 골약지 성황)이 기록되어 있다.  

골약동주민센터 앞에 설치된 표지석 앞에는 어사 박문수의 글 ‘朝鮮之第一鄕(조선지제일향)’, 뒤에는 ‘朝鮮之全羅道요, 全羅道之光陽이요, 光陽之骨若’이 새겨져있다. 

주민들은 그러나 표지석 문장 중 ‘全羅道之光陽’에 원문에는 없는 글자 ‘道’가 추가로 새겨져 있고, 원문 맨 마지막 ‘骨若之城隍’이라는 문장도 표지석에서 빠졌다고 지적했다. 원본을 그대로 넣어 ‘朝鮮之 全羅道요, 全羅之 光陽이며, 光陽之 骨若이요, 骨若之 城隍이라’로 운율에 맞춰 새겨놓은 것이 맞다는 얘기다. 

골약동 한 주민은 “표지석이라는 것이 한번 만들면 수정하기도 힘들고,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 아니냐”며 “새겨진 문구가 원문과 다르고, 마지막 문구도 넣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안타깝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골약동이 행정동이지만 주민센터가 있는 곳은 엄연히 성황동”이라며 “박 어사가 말한 마지막 문구 ‘骨若之城隍’도 함께 새겨 넣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말했다. 골약동주민센터의 도로명주소는 ‘성황6길 15번지’, 지번은 ‘성황동 419번지’다. 법정동으로는 골약동이지만 행정동으로는 성황동인 만큼, 박문수 어사의 마지막 문구를 표기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이다. 
    
골약동 주민들은 최근 표지석에 새겨진 문구를 수정해줄 것을 골약동에 요구했다. 하지만 원본에 맞게 수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돌에 새긴 글씨여서 해당 글자를 갈아 없앨 경우 글자의 간격이 맞지 않아 어색하게 보이는 데다, 표지석이 훼손될 우려도 높고, 마지막 문구를 넣을 공간도 없기 때문이다. 

골약동은 최근 광양문화원, 지역 단체들과 논의한 끝에 표지석 옆에 별도의 해설판을 설치, 박문수 어사의 글을 넣고 이 글이 쓰인 배경 등에 대해 상세히 소개하기로 했다. 골약동 관계자는 “‘光陽之骨若’까지 새긴 이유는 이곳 주소가 성황동은 맞지만 골약동주민센터가 골약동 주민 모두를 위한 청사이기 때문에 ‘光陽之骨若’까지 정리했다”면서 “표지석 옆 해설판에는 광양시지에 기록된 내용을 모두 담고 상세히 소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골약동 한 주민은 “표지석에 문구를 새기기 전에 지역 단체들과 협의하고 충분히 검토했으면 이런 실수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골약동주민센터가 정식 개통한 만큼 주민들과 충분의 논의해 사업들이 추진되길 바란다”고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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