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넘긴 광양읍 ‘임시터미널’…앞으로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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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넘긴 광양읍 ‘임시터미널’…앞으로 향방은
  • 이성훈 기자
  • 승인 2019.11.08 0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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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추위 막을 공간 태부족
사태 장기화 될수록 '광양시-사업자' 큰 부담
다음주 정상화 여부 판가름 날 듯
임시터미널 모습을 흑백으로 전환해보니 마치 80년대 터미널 모습 같다.
임시터미널 모습을 흑백으로 전환해보니 마치 80년대 터미널 모습 같다.

광양읍 인동숲 주차장에서 운영하고 있는 ‘광양임시버스터미널’의 모습을 찍어 흑백으로 전환시켜보니 영락없는 80년대 터미널 모습이다.

'광양·중마터미널 사용 운송사 대책 위원회(대표 금호고속)'의 요청으로 광양시가 지난 1일부터 임시터미널을 운영한지 이제 일주일이 됐다. 버스터미널 운영 사업자 측이 지난 달 중순 운영 포기 공문을 광양시에 보낸 후 입장을 철회했지만 시는 사업자 측의 사과와 재발방지 등을 요구하며 강경 대응했다.
 
임시터미널 입구
임시터미널 입구

미널 운영 사업자는 버스 운송 사업자 사이에 승차권 판매 수수료 비율에 대한 논의가 어긋나자 소송이 진행됐고, 결국 터미널 운영을 포기한 것이 이번 사태의 발단이다. 

임시터미널 운영 일주일째. 승객들은 어떤 불편을 느끼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입동(立冬)을 하루 앞둔 7일 점심 무렵, 임시터미널과 광양터미널을 다녀왔다.

컨테이너 대합실·매표소
당장 큰 불편은 없지만 앞으로가 문제

 
인동숲 주차장 임시터미널에는 현재 컨테이너박스 두 개가 있다. 하나는 대합실과 매표소로 사용하고, 또 하나는 운송사 직원들이 업무를 보는 곳이다. 임시터미널은 밤 10시30분까지 운영하며 그 시간 이후에 오는 버스들은 승객만 하차시킨 후 종착지로 다시 떠난다.
 
임시터미널 대합실
임시터미널 대합실

대합실 앞에는 운송사에서 설치한 천막이 햇볕을 근근이 가려주고 있다. 승객들은 광양시가 최근 설치한 간이화장실과 인동숲 주차장 화장실을 이용하고 있다. 임시터미널에는 권역별로 나눈 6개의 승차홈이 있다. 이곳이 종착점은 아니기 때문에 버스가 밀리거나 혼잡하지는 않고 승객만 태우거나 내린 후, 곧바로 떠나는 버스가 대부분이다.

대합실 안에는 자동 승차권 발매기 1대와 매표실이 있어 승객들이 승차권을 구입하고 대합실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데는 큰 불편은 없어 보였다. 또한 화물서비스도 함께 하고 있어 기존 터미널과 운영방식은 큰 차이가 없다.
 
임시터미널 대합실 내부
임시터미널 대합실 내부

금호고속 관계자는 “장소만 조금 바뀌었을 뿐 시스템은 기존처럼 운영하기 때문에 업무를 보는데 큰 혼란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시민들의 불편이다. 무엇보다 이제 늦가을이 지나고 서서히 겨울이 오는 시기이기 때문에 곧 다가올 추위가 가장 큰 걱정이다. 아직까지 큰 추위가 없어 승객들은 대합실이 아닌 외부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지만 한겨울에는 좁은 대합실을 대다수 승객들이 이용해야 한다.
 
임시터미널 승차홈. 권역별로 6개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임시터미널 승차홈. 권역별로 6개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임시터미널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마음은 어떠할까. 동서울행 버스를 기다리는 한 승객은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교육 도시, 젊은 도시라고 주구장창 자랑하더니 정작 제대로 된 터미널이 없어 이렇게 임시터미널을 이용하고 있어 헛웃음이 난다”면서 “광양이 정말 대기업 포스코가 있는 도시가 맞나”며 혀를 찼다.

광주행 버스를 기다리는 또 다른 승객도 “아직까지 춥지 않아 큰 불편은 없지만 이제 동지 지나면 찬바람이 불 텐데 언제까지 이렇게 버스를 타야하는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임시터미널을 이용하다보니 행여 버스가 제 시간에 안 오는 것은 아닌지 은근히 불안하기도 하다”면서 “하루빨리 정상화 되어 시민들의 불편이 해소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기존 터미널 적막만 가득, 텅 빈 상가
 
임시터미널 맞은편에 있는 기존 터미널의 모습은 어떠할까. 터미널 1층 내부에는 편의점, 분식점, 카페, 김밥전문점 등 여러 상가가 입점해있다. 기자가 점심 무렵 터미널을 찾아가보니 터미널 내 대합실에는 아무도 보지 않는 TV만 켜져 있었으며, 인기척이라고는 전혀 없었다.
 
기존 광양터미널 대합실에는 단 한명도 없어 적막함이 가득하다.
기존 광양터미널 대합실에는 단 한명도 없어 적막함이 가득하다.

터미널 매표소에는 10월 관광의 달 포스터와 함께 다양한 버스 정보가 매표소 창을 가득 메웠다. 표를 나눠주는 창구는 가려져있었다. 승객들이 붐비는 점심시간이지만 이날 대합실은 물론, 상가를 찾은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기존 터미널 매표소
기존 터미널 매표소

상가 관계자는 “임시터미널을 운행한 후, 이곳을 찾는 손님들이 부쩍 줄었다”며 “입점 상인들의 피해가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 운송사와 사업자 측의 갈등에 상인들만 억울한 피해를 보고 있었다. 터미널 앞 택시 승강장 역시 택시 한 대만 뜨내기손님을 기다리고 있을 뿐, 다른 택시들은 모두 임시터미널로 승강장을 바꿨다.

이번 주 고비, 다음 주쯤 가닥 잡힐 듯
 
임시터미널을 운영한지 일주일이 지난 현재, 광양시도 사태가 장기화 되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다. 시민들 불편이 갈수록 커지기 때문이다. 찬바람이 본격적으로 불어오면 컨테이너 대합실이 너무 좁아 승객들이 추위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동서울행 버스에 승차하고 있는 승객들
동서울행 버스에 승차하고 있는 승객들

광양시 관계자는 “어느 누구도 이 사태가 장기화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사업자 측과 수시로 만나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이번 주말을 고비로, 다음 주쯤 정상화 가닥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터미널 사업자의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책을 여전히 요구하고 있는데 상당한 진전이 있다고 전했다.

시 관계자는 “사업자 측에서 일단 표면적으로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친 점에 대해 사과하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공감하고 있다”면서 “처음과 달리 상당한 진전이 있는 만큼, 다음 주까지 터미널 운영을 정상화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태를 빠르게 해결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다소 불편하더라도 이해해주면 고맙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마터미널은 사업자 측이 운영을 완전히 포기한 상태다. 중마터미널은 현재 운송사 대책 위원회에서 임시 운영을 하고 있는데 시는 새롭게 운영할 사업자를 모집하는 방안과 직영 전환을 놓고 다각도로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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