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출퇴근 시간 조정, 지역경제 활성화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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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출퇴근 시간 조정, 지역경제 활성화엔 ‘글쎄’
  • 이성훈 기자
  • 승인 2019.10.23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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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6일부터, 상주 근무자 3200여명 대상
‘9시 출근, 6시 퇴근→8시 출근, 5시 퇴근’
출퇴근 시간 분산 효과, 러시아워 일부 해소될 듯
지역경제 도움 안될 수도...대책 마련 절실
포스코 광양제철소
포스코 광양제철소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오는 11월 중순부터 ‘9시 출근, 6시 퇴근’에서 ‘8시 출근, 5시 퇴근’으로 출퇴근 시간을 변경한다. 이는 지난 9월 포스코 노사가 임단협 체결 당시 약속한 사안인데 포스코의 출퇴근 시간 변경으로 교통 환경을 비롯한 지역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광양제철소는 오는 11월 16일부터 상주직원 3200여명을 대상으로 ‘9시 출근, 6시 퇴근’에서 ‘8시 출근, 5시 퇴근’(85시스템)으로 출퇴근 시간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포스코가 근무시간을 변경하게 된 배경은 직원들의 복지 차원 때문이다. 포스코 노사는 지난 9월 10일 노사 임단협 체결에서 직원들이 저녁 시간을 활용해 자기계발에 매진하고 가족과 더 많은 여가를 보낼 수 있도록 근무시간을 현재 ‘오전 9시~오후 6시’에서 ‘오전 8시~오후 5시’로 1시간 앞당기기로 했다.

근무시간 변경에 따라 오전 일과는 3시간에서 4시간으로 늘어나고, 오후 일과는 한 시간 줄어든다.

포스코 측은 “오전 업무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업무 연속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일과 후 자기계발 및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저녁 시간을 추가 확보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광양제철소는 11월 16일부터 ‘8시 출근, 5시 퇴근’을 원칙으로 하되, 육아 및 원거리 출퇴근 등으로 기존 9시 출근, 6시 퇴근을 선호하는 직원들에게는 선택적으로 허용할 방침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일부 96제를 고수하는 직원들이 있겠지만 대부분 이 시스템에 맞출 것”이라며 “85시스템이 정착된다고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워' 일부 해소
연관 기업들 출퇴근 시간도 바뀔 듯

 
11월 중순부터 광양제철소 상주직원 3200여명이 85시스템으로 출퇴근 시간을 바꾸면 광양지역 내 교통환경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공무원을 비롯한 대부분 직장은 현재 9시 출근, 6시 퇴근이다. 이에 따라 출근 시간은 7시 30분~8시 30분. 퇴근 시간은 6시~7시까지 가장 혼잡하다. 광양제철소가 출퇴근 시간을 변경하면 한 시간을 앞당길 수 있어 이로 인한 분산 효과로 ‘러시아워’는 일부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광양제철소 외주파트너사를 비롯한 연관 기업들의 출퇴근 시간도 광양제철소 시스템에 맞춰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포스코 관계자는 “연관기업들의 출퇴근 시간 조정은 각자 회사가 조정해야 할 사안”이라며 “포스코가 출퇴근 시간 변경을 요구할 의무도, 그럴 필요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포스코 출퇴근 시스템이 변화하면 이에 맞춰 근무시간을 변경하는 회사도 있을 것”이라며 “직원 복지를 고려한다면 85시스템이 연관 기업들에게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지역경제 효과는 ‘글쎄’…소상공인 대책 마련해야
 
광양제철소가 출퇴근 시간을 85시스템으로 변경하면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어떻게 될까. 단정할 수는 없지만 큰 도움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가 85시스템으로 변경하는 이유는 ‘지역경제 활성화’가 아닌 ‘직원 복지’에 방점이 찍혀 있기 때문이다.

회식 문화 쇠퇴와 음주운전 강화로 술자리가 줄어드는 데다 한 시간 일찍 출근하는 직원들로서는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는 것이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주 52시간 근무제 등 사회 분위기가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포스코의 85시스템 도입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끼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지역경제에 어느 정도 영향이 있는지는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다”며 “한 달 정도 운영해보면 파악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85시스템이 적용되면 가장 민감한 곳은 음식점, 당구장 등 소상공인 업체들이다. 음식점들은 점심시간이 끝나는 오후 2~3시부터 5시까지 보통 휴식 시간인데, 85시스템으로 바뀌면 소상공인들도 이에 따른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광양상공회의소 관계자는 “포스코의 85시스템 도입은 시대 변화에 맞춰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소상공인들은 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예를 들어 음식점, 당구장, 커피숍 등은 오후 5~6시를 해피존으로 설정해 일찍 오는 손님들에게 할인 혜택을 해주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면서 “광양시와 소상공인들이 미리 대비해 85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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