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어떻게 동백이야? 튤립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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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어떻게 동백이야? 튤립이지!”
  • 이성훈 기자
  • 승인 2019.10.08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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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읍 서천변 ‘빛 타워’ 동백 조형물 논란
동백꽃 형상화 했지만
튤립, 장미꽃봉오리와 비슷
광양읍 서천변 광양불고기특화거리에 설치한 '동백 조형물'. 시민들은 이 조형물이 동백이 아닌 튤립이나 장미꽃봉오리와 비슷하다는 지적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다.
광양읍 서천변 광양불고기특화거리에 설치한 '동백 조형물'. 시민들은 이 조형물이 동백이 아닌 튤립이나 장미꽃봉오리와 비슷하다는 지적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다.

광양시가 광양읍에 광양불고기 특화거리에 남도음식거리를 조성하면서 동백꽃을 형상화한 대형 조형물을 세웠다. 하지만 동백 조형물을 바라보는 시민과 관광객들은 조형물이 동백이 아닌 튤립이나 장미 봉오리처럼 보인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다.  

광양읍 서천변 광양불고기 특화거리에 있는 남도음식거리에는 광양불고기의 상징적인 조형물과 각종 편의시설들이 설치돼 시민들은 물론, 관광객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시는 이곳에 최근 동백꽃을 형상화한 ‘빛 타워’ 조형물을 설치했다.

동백 조형물은 가로 9m, 높이 12m 빛 타워 조형물로 광양시화(市花)인 ‘동백꽃’을 디자인, 광양의 빛을 뜻한다. 곧 피어나는 꽃봉오리처럼 광양의 희망차고 밝은 앞날을 기원한다는 메시지도 담고 있다. 
 
동백 조형물은 또한 사람과 자연과 시간이 만들어 낸 광양의 다양한 문화적 자원들을 아우르는 하나의 줄기를 거쳐 꽃봉오리를 닮은 광양의 빛으로 이어지는 희망을 뜻하기도 한다.   
 
동백 조형물 꽃봉오리 부분. 아무리 봐도 동백보다는 튤립이 먼저 떠오른다.
동백 조형물 꽃봉오리 부분. 아무리 봐도 동백보다는 튤립이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동백 조형물을 본 시민들은 이 조형물이 ‘튤립’이나 ‘장미꽃봉오리’로 보일뿐, 동백 이미지가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는 지적을 잇따라 하고 있다. 한 시민은 “낮에 조형물을 보니 분명히 튤립으로 보인다”며 “저게 동백꽃인줄은 전혀 몰랐다”고 의아해했다.

또 다른 시민도 “튤립 또는 장미꽃봉오리로 밖에 안 보인다”며 “누가 저 조형물을 동백이라고 생각하겠느냐”고 혀를 찼다. 다른 시민 역시 “아무리 봐도 튤립으로 보이는데 도대체 왜 저걸 설치했는지 의문”이라며 “동백과 전혀 닮지 않은 쓸 때 없는 조형물을 만들어 예산을 낭비한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밤에 본 동백 조형물
야간에 본 동백 조형물

진월 망덕포구 전어 형상물도 “잉어 아니냐?” 논란

광양시가 설치한 조형물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시는 지난 2011년 진월면 망덕포구 무접섬 물양장 내에 전어 조형물을 설치했다. 철제로 만든 전어 조형물은 야간 조명과 분수시설을 갖춰 세계로 미래로 나아가는 광양시의 발전성과 역동성을 표현했다.
 
망덕포구에 있는 전어 조형물. 전어보다는 잉어가 먼저 연상된다. ⓒ광양시
망덕포구에 있는 전어 조형물. 전어보다는 잉어가 먼저 연상된다. ⓒ광양시

하지만 전어 조형물이 설치된 후 시민과 관광객들은 정작 이 조형물이 ‘전어’를 상징한 줄  알지 못했다. 한 눈에 보기에도 조형물은 전어보다는 잉어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전어는 몸길이가 짧고 살이 단단해 직선 운동을 하는 물고기다. 때문에 현재 설치된 철제 형상물처럼 역동적인 움직임은 몸통 구조상 불가능하다.

실물 그대로 전어 조형물을 제작하면 밋밋한 모습 때문에 역동성을 표현할 수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전어 조형물에 역동성을 표현하기 위해 몸통을 조금 통통히 하고 휘게 디자인했지만  그 결과 ‘전어’가 아닌 ‘잉어’에 가깝게 제작되고 말았다.
 
야간에 본 전어 조형물 ⓒ광양시
야간에 본 전어 조형물 ⓒ광양시

동백 조형물 앞에 안내문 설치 검토

남도음식거리 ‘빛 타워’인 동백 조형물은 광양시보건소에서 설치했다. 보건소 관계자는 “원래 매화를 형상화한 조형물을 제작하려고 했으나 광양시화(市花)인 동백을 형상화하자는 의견이 강력히 제기돼 어쩔 수 없이 동백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이어 “광양시와 광양불고기 거리를 상징하고 스토리가 있는 희망 빛 타워를 설치할 계획이었다”며 “튤립이나 장미꽃봉오리로 보인다는 시민들의 의견도 있었다”며 논란의 여지가 있음을 시인했다.
 
이 관계자는 “사람들이 혼돈하지 않도록 동백 조형물 앞에 동백꽃을 형상화한 스토리를 담은 안내문 설치를 검토할 것”이라며 “먹거리와 볼거리가 융합된 문화거리조성으로 상권 활성화를 위해 추진했음을 감안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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