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가슴곰, 이번엔 상백운암에 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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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가슴곰, 이번엔 상백운암에 출현
  • 이성훈 기자
  • 승인 2021.05.1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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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양간 문 뜯고 주방 어질러놔
쓰레기통도 마구 뒤져
반달가슴곰이 다녀간 상백운암. 마당 앞이 어지럽혀져 있다.
지난 주말 반달가슴곰이 다녀간 상백운암. 마당 앞이 어지럽혀져 있다.

최근 백운산 일대에서 천연기념물 제329호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 I급인 지리산 반달가슴곰이 출현했다는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주말에는 백운산 상백운암에 나타나 공양간(절의 부엌) 문을 뜯은 뒤 들어가 주방을 어지르고 절에 비치된 쓰레기통을 뒤지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등산객들과 절에 다니는 주민들에 따르면 반달가슴곰은 주말인 지난 15~16일 상백운암에 잇따라 나타나 쓰레기통을 뒤지고 사찰 시설 일부를 망가뜨렸다. 주민에 따르면 “절에 있는 쓰레기통이 엎어지고 마당이 온통 어지럽혀져 누가 장난친 줄 알았다”며 “등산객들이 곰이 막걸리병 등을 입에 물고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상백운암에 나타난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반달가슴곰 출현 소식에 상백운암 측은 절 시설 출입문을 꼼꼼히 잠그고 더 이상 피해가 없도록 예방했다. 하지만 반달가슴곰은 지난 16일 또다시 절에 나타나 공양간(부엌) 출입문을 뜯고 들어가 내부를 마구 어지럽힌 후, 다른 곳으로 떠났다. 

반달가슴곰이 상백운암 공양간에 들어가 내부를 어지럽혀놨다.
반달가슴곰이 상백운암 공양간에 들어가 내부를 어지럽혀놨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직원들이 상백운암을 찾아 반달가슴곰 출현 현장을 살펴봤으며, 이날 오후 위치추적을 한 결과, 반달가슴곰이 백운산 한재 부근에 돌아다니는 것을 확인했다.

상백운암을 찾은 주민은 “2~3일 정도 절에 나타난 것 같다. 인명피해는 없지만 최근에 백운산 일대에 수시로 돌아다니고 있어 아무래도 불안하지만 없앨 수는 없지 않느냐”며 “등산객, 백운산 주변 주민들이 곰과 만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종복원기술원 직원들은 백운산 인근 주민들에게 호루라기를 나눠주며 곰과 충돌 예방에 나섰다. 수시로 위치 추적을 통해 민가에 나타나지 않도록 체크하고 있지만 백운산 깊은 산속에 있으면 위치 추적이 안 되는 경우도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5월 들어 백운산 일대에는 반달가슴곰 출현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3일 오후 다압면 금천리 한 민가에서 나타나 닭장에서 닭을 잡아먹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지난 6일에도 지리산 피아골 쪽에서 백운산 쪽으로 반달가슴곰 두 마리가 백운산을 향해 섬진강을 건너고 있다는 목격담이 나왔다. 지난 8일 오전 진상면 주민 2명이 반달가슴곰과 10분 정도 마주치기도 했다. 9일 오전에도 백운산에서 목격되는 등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광양시는 반달가슴곰이 잇따라 출현하자 마을별로 방송안내문을 보내고 주의를 당부했다. 시 관계자는 반달가슴곰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 △금속재질 종 또는 방울로 자신의 존재를 알릴 것 △지정된 탐방로를 벗어나지 않을 것 △곰의 흔적을 발견하면 즉시 자리를 피할 것 △단독 산행보다는 2인 이상 동행할 것 △반달가슴곰 발견 시 즉시 시청이나 면사무소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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