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공공배달앱 도입 '잠정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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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시, 공공배달앱 도입 '잠정 보류'
  • 이성훈 기자
  • 승인 2021.03.10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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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수수료 부담 효과보다 문제점 많아
도입 지자체, 갈수록 이용자 감소
민간 공공배달앱보다 경쟁력 밀려

광양시가 올해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려고 했던 소상공인 지원 ‘공공배달앱’을 도입을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 공공배달앱이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는 있지만 운영·관리비에 대한 부담, 일반 배달앱과 경쟁력에서 현저히 밀리면서 이용자수가 떨어지는 등 실익보다는 문제점이 더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광양시는 코로나19로 배달 시장이 증가하고 배달앱 시장 독과점, 수수료 인상 등 소상공인의 부담이 가중됨에 따라 지난해부터 공공배달앱 도입을 검토했다. 시는 앱개발비와 유지관리비 등 시비 2억8천만원을 들여 올해 안에 공공배달앱을 개발,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무료 사용하도록 지원할 계획이었다.

시는 이에 지난해 공공배달앱을 도입한 군산 등 여러 지자체들의 사례를 살펴보는 등 지자체 배달앱 시행현황 파악 및 도입을 검토했다. 하지만 광양시는 여러 가지 검토 끝에 공공배달앱을 다른 지자체의 사례를 좀더 살펴본 도입 여부를 판단하기로 결정했다. 

광양시가 공공배달앱 도입을 잠정 보류한 배경에는 지난해 지치체마다 의욕적으로 뛰어들었던 ‘공공배달앱’이 코로나19라는 특수를 맞은 시점임에도 갈수록 이용자를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공공배달앱들이 민간 경쟁자들에 비해 인력, 자금, 기술, 편의성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뒤처지고 명분만 앞세운 '관 주도 정책'의 근본적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공공배달앱을 운영 중이거나 출시를 앞둔 지자체는 14곳에 달한다. 도입 초기에는 큰 관심을 보이며 이용자가 늘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민간 배달앱에 밀려 경쟁력을 잃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양시가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1년 전 도입한 지자체 1호 공공배달앱인 전북 군산시 '배달의명수’는 지난해 상반기 월 사용자가 7만명 수준까지 올랐지만 갈수록 이용자가 감소, 지난해 12월 3만7천여명, 올해 2월 3만 2천여명으로 대폭 떨어지며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경남 거제시의 '배달올거제'는 하루 이용자 수가 1천명 내외로 저조하고 서울시 공공배달 조합 소속인 '먹깨비'는 12월 9만3천명에서 2월 7만2천명으로 이용자는 감소했다. 경기도 '배달특급'이 그나마 선전하고 있지만 2월 이용자는 작년 12월에 비해 1만명 넘게 빠져 이용자수는 20만 3천명 수준이다.

반면 민간 앱 '배달의민족'은 2020년 12월 1715만명에서 올해 2월 1728만명으로 오히려 이용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공공배달앱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원인은 기술과 마케팅, 자금 등 모든 부분에서 민간 배달앱과 경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화엽 광양시 지역경제과장은 “낮은 수수료로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공공배달앱의 취지는 좋지만 기술적 한계, 마케팅, 관리운영비 부담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하면 공공배달앱이 가져다주는 실익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과장은 “공공배달앱은 결국 세금으로 운영하는 것인데 활성화 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세금만 낭비할 우려도 있다”면서 “지금 당장 도입하는 것 보다는 다른 지자체의 사례를 좀더 살펴보고 여러 의견을 들어보는 등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공배달앱 도입을 잠정 보류한 대신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대책을 다양하게 연구하고 있다"면서 "소상공인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 골목상권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여수시는 공공배달앱 ‘씽씽여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씽씽여수’는 주문 수수료가 주문금액의 2%로 다른 민간 배달앱에 비해 저렴한 편이며, 현재까지 370개의 가맹점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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