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봉산 관광단지 조성, 출발부터 ‘삐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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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봉산 관광단지 조성, 출발부터 ‘삐끗’
  • 이성훈 기자
  • 승인 2019.08.22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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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설명회…토지소유주 설득, 상당 시간 걸릴 듯
토지소유주 “체육시설 변경해 감정평가” 주장
광양시 “강제 매수없어...최대한 설득할 것”
구봉산 관광단지 예정지 ©광양시
구봉산 관광단지 예정지 ©광양시

광양시가 구봉산 일원에 호텔, 골프장, 루지, 짚라인 등을 갖춘 190만㎡의 대규모 관광단지를 조성할 계획인 가운데 첫 삽을 뜨기 전부터 토지 소유자들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아 난관에 부딪쳤다.

구봉산 관광단지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토지매수가 가장 큰 해결과제다. 하지만 토지소유주들이 이 사업과 관련,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사업 추진에 적지 않은 시간과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광양시는 ㈜LF네트웍스와 구봉산 관광단지 조성을 위한 행정지원 협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지난 20일 커뮤니티센터에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구봉산 관광단지 조성 사업은 지난 2017년 광양LF스퀘어 개장 당시 제출한 지역협력계획사업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다.

구봉산 관광단지에는 27홀 골프장을 비롯해 100실 규모의 호텔과 루지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인근 어린이 테마파크와 함께 가족 단위의 외지 관광객을 맞이할 수 있어 지역경제를 되살리는 효과가 크다는 것이 광양시와 LF 측의 설명이다.

그동안 ㈜LF네트웍스는 위치 선정과 사업성에 대한 검토를 마치고 광양시에 직원 1명을 파견하는 등 본격적으로 부지매입과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민간 개발자인 ㈜LF네트웍스가 관광단지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사업부지의 2/3 이상 토지의 소유권 또는 사용권을 취득해야 사업신청이 가능하다. 사업추진을 위해서는 토지 매입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LF 측은 주민설명회를 통해 “구봉산 관광단지는 광양시 최초 관광단지 조성사업으로 광양시의 관광 거점이 될 것”이라며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고용증가와 세수유발 등 직간접적인 파급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광양시는 구봉산에서 섬진강까지 거대한 해양관광벨트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구봉산 관광단지 조성이 새로운 구심점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현재 개발예정지 내 부지는 녹지와 경관지구 등으로 묶여 대부분 개발이 힘든 상황이다. LF 측은 “각종 법령에 의해 개별적 개발이 사실상 불가능 하다”면서 “대규모 관광단지 개발 외에 개별 필지별로 개발 잠재력이 부족한 지역인 만큼 이 사업의 토지 활용의 마지막 기회다”며 토지소유주들을 설득했다.

토지소유주들 반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 말라” 항의


하지만 주민설명회가 끝난 후 질의응답에서 토지소유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광주에서 온 한 토지소유주는 “지자체가 이런 사업을 한다면 동의해야 하지만 문제는 감정평가가 적절히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양시의 안일한 행정에 대해서도 질타했다. 이 소유주는 “광양시가 토지소유주들에게 수용이 불가피함을 먼저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것이 도리 아니냐”며 “소유자들에게 일방적으로 따라오라고 하면 누가 수용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2/3이상 토지가 수용될 때까지 광양시는 나서지 말아야 한다”면서 “LF 측은 협의매수를 원칙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양시청 전경
광양시청 전경

또 다른 토지소유주는 “개발부지를 체육시설로 도시계획을 변경해 감정평가를 해달라”고 주장했다. 사업주체가 이곳을 체육시설로 바꾸면 땅값이 분명히 올라갈 것인데 이럴 경우 그 이익은 모두 토지소유자들이 아닌 LF 측에 돌아간다는 이야기다.
 
이 소유주는 “LF 측은 먼저 적절한 토지 매수가를 소유자들에게 알려줘야 하는데 전혀 그런 것도 없고, 토지매수 예산이 어느 정도 인지 전혀 공개를 안하고 있다”면서 “관광단지 조성을 빌미로 토지소유주들을 밀어붙이면 절대 안된다”고 반발했다.

두 번 남은 주민설명회, 진통 불가피

김상균 구봉산 관광단지조성 TF팀장은 “토지매수는 강제로 하지 않고 협의매수할 것”이라며 “㈜LF네트웍스에서 이미 용역을 발주해 추진하고 있고, 개발 의지가 확고한 만큼 시에서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위해 TF팀을 발족시켰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이번 기회가 아니면 사업예정 지역은 사실상 개발이 어려운 지역”이라며 “언제 다시 기회가 올지 알 수 없는 만큼 토지 소유자와 지역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광양시는 오는 29일과 9월 18일 커뮤니티센터에서 주민설명회를 추가로 할 계획이다. 하지만 주민설명회를 통해 광양시와 LF 측이 얼마나 토지소유주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벌써부터 토지소유주들 사이에서 이 사업을 놓고 추진위원회가 아닌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어 토지 매수 과정까지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광양시 관계자는 “토지매수 협상이 곧바로 되는 것은 아닌 만큼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대책을 마련 중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토지소유주들로부터 빨리 매수해달라는 연락이 많이 오고 있다”면서 “최대한 설득해 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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