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5억원 승인, 내년엔 5억 인상한 10억원 요구
의회 “5억 제출하고, 부족하면 본예산 편성해야”
15일부터 12월 20일까지 36일 동안 제323회 광양시의회 제2차 정례회가 열리는 가운데 의회는 광양시가 제출할 예정이던 ‘보육재단 2024년 예산 출연 동의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보육재단 예산 출연 동의안은 내년 추경에서 다룰 것으로 보인다. 보육재단은 지난 2017년 출범 당시부터 해마다 5억원 출연을 요청, 의회로부터 승인을 받았는데 내년에는 5억원을 올려 10억원을 요구한 것이다.
시는 지방재정법 및 보육재단 설립·운영 및 지원 조례에 따라 의회에 24년 보육재단 예산 출연에 대해 동의를 구할 예정이었다. 출연금액은 10억원으로 보육재단 보육사업에 직접 사용해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보육서비스 향상에 사용한다는 목표다. 의회로부터 10억원을 승인 받으면 재단 기본재산 증액에 2억7600만원, 보육사업 추진에 7억2400만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사업규모는 총 12건으로 신규 2건, 계속사업 10건이다. 신규사업은 영유아 원어민 영어 클래스 지원 사업과 어린이집 낮잠이불 세탁 지원 사업이며 계속사업은 △영아 체험 프로그램비 지원 △어린이 1인 악기 예술교육 지원 △어린이집, 유치원 졸업사진비 지원 △특수 장애아동 희망의 징검다리 사업(지정기탁) △신생아 육아백과(도서)지원 사업 등 10건이다.
하지만 보육재단 예산출연동의안을 의회가 거부함에 따라 이번 정례회에 상정조차 할 수 없게 됐다. 동의안은 조례안과 달리 수정 가결은 없고 ‘가/부’만 결정할 수 있다. 이번 정례회에서 보육재단 예산출연동의안을 상정할 경우 결과에 대한 책임은 결국 의회가 질 수밖에 없다.
의회는 당초 10억원 출연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난 1일 광양시의원 간담회에서 보육재단 예산출연안 논의가 있었는데, 의원들은 그동안 해왔던 출연했던 것처럼 5억원만 출연하고 부족한 부분은 본예산에 편성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시가 의회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10억원 예산출연안을 제출함에 따라 동의안 자체를 이번 정례회에 받아들이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의원들은 내년 예산이 빠듯하고 부서별로 예산을 줄이며 긴축재정에 들어가는데도 보육재단만 출연금을 10억원으로 인상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기존 관례대로 5억원을 요구하고 부족한 부분은 본예산에 편성하면 충분히 사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에 10억원을 승인해줄 경우 집행부가 해마다 예산출연금을 올릴 수 있다는 부담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고 정현복 전 시장을 포함해 의회에 상정된 보육재단 기금 출연 동의안이 의회에서 잇따라 부결된 과정에서 의회를 제대로 설득하지 못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필요한 예산이 명확해야 하는데도 그동안 보육재단 기금출연동의 예산이 '100억→50억→30억→10억' 등 수시로 바뀐 것도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정인화 시장과 의회와 소통부족도 한몫하고 있다. 한 의원은 “철동상 논란, 랜드마크 조성 용역, 보육재단 출연금 등 굵직한 사안에 대해 정인화 시장이 단 한번이라도 의회와 허심탄회하게 논의한 적이 있었느냐”며 “정말 절실한 사안이라면 시장이 의회와 머리를 맞대며 충분히 논의할 수도 있는데 직원들에게 책임만 강요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시 관계자는 “12개 사업을 추진하다보면 5억원의 예산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의회가 이번 정례회에서 예산출연동의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만큼, 내년 추경에 다시 제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